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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해스님의 편역 법구경 - 쭐라빤타까 이야기(게송 25)
법광(法光) 2016-04-09 00:35:05, 조회 : 1,486, 추천 : 0

제2장  마음 집중의 장

게송 25

쭐라빤타까 이야기

부처님께서 웰루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라자가하 은행가의 손자 쭐라빤타까와 관련하여 게송을 설법하시었다.

 

라자가하에 사는 한 부유한 은행가에게는 손자 둘이 있었다. 큰손자의 이름은 마하빤타까였고, 막내손자의 이름은 쭐라빤타까였다.

 

큰손자 마하빤타까는 할아버지를 따라서 수도원에 가서 부처님의 설법 듣는 것을 매우 즐겨했다. 그리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가정을 떠나 빅쿠가 되었다. 빅쿠가 된 마하빤타까는 열심히 수행했고,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예리하게 관찰한 결과 깨달음을 성취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동생인 쭐라빤타까는 매우 둔한 사람이었다. 그는 전생에 과거불(過去佛)인 까사빠 부처님의 상가에 출가한 빅쿠였는데 어떤 둔한 빅쿠를 가리켜 바보라고 자주 놀려대곤 했기 때문에 그 과보로 현생에 둔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었다. 이 쭐라빤타까도 형이 출가한 것을 보고 빅쿠 생활을 동경하여 마침내 가정을 떠나 빅쿠가 되었다. 그러나 머리가 둔했던 탓으로 빅쿠가 된 지 넉 달이 되도록 부처님의 게송 한 편도 제대로 외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실망하여 큰 고뇌에 빠졌다. 그런 동생을 본 마하빤따까는 동생이 빅쿠로서 수행을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신자들의 존경을 받을 수도 없으리라 판단하여, 차라리 가정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럴 즈음 당시 유명한 의사였던 지와까가 부처님과 빅쿠들을 자기집으로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게 되었다. 이 행사에는 마하빤타까가 여러 가지 진행 실무를 맡아보았는데, 그는 신자들의 공양을 받을 빅쿠 명단에서 동생인 쭐라빤타까를 제외시켜 버렸다. 그는 동생이 신자들의 공양을 받을 만한 수행력과 덕행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런 형의 행동은 쭐라빤타까에게는 매우 심각한 충격이었다. 그는 분한 마음에 이제 빅쿠 생활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리라 결심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그들 두 빅쿠 형제의 사정을 살펴 아시고 쭐라빤타까를 부르시었다. 부처님은 쭐라빤타까를 마루에 앉게 하신다음 그에게 깨끗하고 부드러운 수건을 주시면서 이렇게 이르시었다.

"쭐라빤타까야, 너는 지금부터 동쪽으로 앉아서 이 수건으로 마루를 닦아라. 그러면서 수건을 밀고 당길 적마다 '라조하라낭(더러운 것을 닦아 낸다.)'이라고 외도록 하여라."

 

이렇게 이르신 다음 부처님께서는 다른 빅쿠들과 함께 공양을 받으시기 위해 지와까의 집으로 가시었다.

 

"쭐라빤타까는 부처님의 배려에 용기백배하여 열심히 걸레로 마루를 닦기 시작했다. 그는 열심히 마루를 문지르면서 라조하라낭을 외었다. 그러다 얼마 후에 보니 마루의 때가 묻어 수건이 뻣뻣해져 있는 것이었다. 그 같은 수건의 변화는 그에게 모든 조건지어진 것은 변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매우 신기하게 생각하며 부처님께 감사드렸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받으시면서 천안(天眼)으로 이 같은 사실을 살펴 아시었다. 부처님께서는 지와까의 집에 계시면서 광명을 놓아 쭐라빤타까 앞에 모습을 나투시어 이렇게 설법하시었다.

"쭐라빤타까여, 비단 수건만이 그러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도 때가 끼느니라. 그 때란 무엇인가? 욕망, 갈망, 탐심, 증오, 악심, 진심(성내는 마음), 무지, 어두움이 그것이니라. 그것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성스러운 네 가지 진리(四聖諦 사성제)를 바로 보지 못하게되고, 그러한 무지의 때가 낌으로 해서 사람들의 마음도 때가 낀 걸레처럼 뻣뻣해지며 사악해지는 것이니라. 쭐라빤타까여, 이러한 때를 완전히 제거하면 수행의 목표는 달성되나니, 그때 그는 아라한이 되느니라."

 

쭐라빤타까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나서 용기를 얻어 더욱 현상 관찰에 마음을 집중시켰다. 그리하여 오래지 않아서 아라한을 성취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둔한 상태가 사라져 아주 지혜롭고 분석력도 뛰어난 사람이 되었다.

 

한편 지와까의 집에서는 공양이 끝나서 공양 공덕수(功德水 공양이 끝나면 물을 따르는 행위로써 공양올린 사람의 공덕을 축복한다. 물이 흐를 때 끊어지지 않듯이 이 공덕도 끊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를 땅에 부으려 하는데 부처님께서 그것을 제지하시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빅쿠들에게 지금 수도원에 누가 남아 있지 않은지 물으시었다. 그러자 아무도 없다는 대답이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이르시었다.

"그렇지 않을 것이니라. 지금 수도원에 빅쿠 한 사람이 있을 테니 가서 데리고 오도록 하여라."

 

그래서 심부름꾼 한 사람이 수도원에 파견되었다. 심부름꾼은 돌아와서 사뢰었다.

"지금 수도원에는 일천 명이나 되는 빅쿠들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그에게 이르시었다.

"그러면 다시 가서 '쭐라빤타까 빅쿠가 누구신지요?'하고 물어 보아라. 그래서 쭐라빤타까를 찾아내어 이리로 데리고 오도록 하여라."

 

그리하여 심부름꾼은 다시 수도원으로 갔다. 그는 부처님이 이르신대로 일천 명의 빅쿠들에게

"쭐라빤타까 빅쿠가 누구신지요? 모시러 왔습니다."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일천 명의 빅쿠들이 일제히 "내가 쭐라빤타까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이에 크게 당황한 그는 다시 부처님께 돌아와 이 같은 사실을 사뢰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다시 그를 수도원으로 보내시면서, 이번에는 대답하는 쭐라빤타까 일천 명 중에서 제일 먼저 대답하는 사람의 까사를 꽉 붙잡아 그를 데리고 오라고 이르시었다. 그래서 마침내 심부름꾼은 쭐라빤타까를 찾아낼 수가 있었는데, 그가 쭐라빤타까의 까사자락을 붙잡는 순간 다른 빅쿠들은 순식간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이리하여 심부름꾼은 쭐라빤타까와 함께 부처님 앞에 나타났고,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공양공덕을 찬탄하는 설법을 하라고 이르시었다. 그러자 그는 부처님으로부터 들었던 법문을 다시 되풀이함으로써 당당히 설법을 마쳤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후에 빅쿠들이 법당에 모여서 여러 가지 토론을 하다가 쭐라빤타까 이야기가 나왔다. 한 빅쿠가 말했다.

"형제들, 쭐라빤타까 빅쿠는 빅쿠가 된 지 넉 달이 되도록 게송 한편도 제대로 외지 못했었소. 그런데 그 자신을 방일하지 않고 부지런히 노력하여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으니, 그는 이제 더 이상 바보가 아닌 것이오."

 

이때 부처님께서 들어오시어 물으시었다.

"빅쿠들이여,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었는가?"

 

빅쿠들이 사실대로 사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빅쿠가 자신의 모든 힘과 의지력을 다해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실천 노력하면 목표 달성에 실패하지 않느니라. 그런 빅쿠는 마침내 자기 자신을 세상에서 으뜸가는 지혜의 보고(寶庫)로 만드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으뜸가는 노력과 주의력으로 마음 집중을 수행하여

잘 억제하고 단련된

자기 자신을 의지처로 삼는다면

어떤 홍수도 그를 휩쓸어 가지 못하리.

법광(法光) [2016-04-09] : 신청곡은 '사는 일 눈물 나면 - 심진스님'입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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