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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해스님의 편역 법구경 - 시리굿따와 가라하딘나 이야기(게송 58, 59-2)
법광(法光) 2016-06-19 16:32:25, 조회 : 1,199, 추천 : 0

제4장  꽃의 장

게송 58, 59-2

 시리굿따와 가라하딘나 이야기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시리굿따와 가라하딘나와 관련하여 게송을 설법하시었다.

 

부처님께서는 가만히 생각해 보시었다.

'가라하딘나는 여래와 그 제자들을 초청하여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그는 자기 집 옆에다 깊고 길게 웅덩이를 파고 그 속에 아카시아를 태운 숯불을 넣어 두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래는 그의 공양 초청에 응해야 하는가, 또는 응하지 말아야 하는가? 여래가 그의 초청에 응하여 그의 집에 가서 발을 뻗쳐 그가 만들어 놓은 숯 구덩이를 밟으면 순간 숯불은 사라져 버리고 그 대신 큰 수레바퀴만한 연꽃이 거기에 피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여래는 그 연꽃 위를 밟고 준비된 자리에 무사히 앉는다. 이때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그 장면을 볼 것이며, 여래는 그들에게 법을 설할 것이다. 그러면 그 설법 끝에 많은 사람들이 법의 눈을 갖추게 되고, 시리굿따와 가라하딘나는 소따빳띠 팔라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그 후 그들 두 사람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불법을 펴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되리라. 여래는 이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도 그곳에 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신 부처님께서는 가라하딘나의 초청에 응하시었다.

시리굿따는 가라하딘나에게 가서 부처님께서 그의 초청을 받아들이셨다고 전했다. 그리고 모든 준비에 철저를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가라하딘나는 마음속으로 내가 이제 복수할 때가 왔다고 쾌재를 부르며 준비를 시작했다. 그는 집 옆의 넓은 공간을 파낸 다음 거기에 아카시아 나무를 잔뜩 처넣어 밤새껏 태워 숯불을 만들었다. 그런다음 막 잘라 낸 젖은 나무를 그 위에 가로지르고 물에 젖은 소똥을 바른 멍석을 덮어두었다. 그는 부처님이 이 멍석을 딛자마자 숯불구덩이 속으로 굴러 떨어지리라 기대하면서, 일행을 속일 약간의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이 시리굿따는 가라하딘나에게 가서 음식이 준비되어 있는지 물어보았다. 가라하딘나는 잘되고 있다고 대답하고 단지와 항아리 따위를 보여 주었다. 그러자 시리굿따는 기뻐하며 부처님을 모시러 떠났다.

 

일반적으로 부처님을 초청하면 두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한 부류는 외도들로서 "우리는 오늘 고따마가 겪을 당혹과 곤란을 보게 되리라." 고 기대하고 온다. 그리고 다른 부류는 부처님에 대해 호의를 지닌 사람들로서 "우리는 오늘이야말로 부처님의 위대한 면모를 보게 될 것이다." 라고 기대하고 오는 것이다. 그날도 그 두 부류의 사람들이 궁금증을 지닌 채 가라하딘나의 집으로 모여들었다.

 

부처님께서 빅쿠 제자들을 거느리시고 가라하딘나의 집에 도착하자 가라하딘나는 문밖에 나와 오체투지로 예를 올리고 부처님을 맞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고따마여, 그대가 모든 것을 안다면 우리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게 좋을 거요. 우리 집에는 당신과 빅쿠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지 않소. 당신이 당신의 제자가 말한 대로 중생이 원하는 바를 열여섯 가지로 자세하게 안다면 우리 집에 들어와서 숯불 구덩이에 빠지는 수모를 겪지 말아야 할 것이오.'

 

가라하딘나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부처님을 인도하여 정해진 자리로 안내했다. 그런 다음 부처님께 말했다. 

"저희 집에 오신 분은 정해진 예법에 따라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가라하딘나여."  

"저희 집에서는 각자 정해진 자리를 스스로 찾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으신 다음에 준비된 음식이 나오게 됩니다."

 

가라하딘나는 이렇게 말하며 부처님과 제자들을 멍석이 깔린 곳으로 인도했다. 그리고는 "자, 앞으로 가십시오." 하고 말한 다음 자기는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가라하딘나의 요청대로 앞으로 나가시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오른쪽 발을 뻗어 숯불을 덮고 있는 멍석 위에 내려놓으시자 순간 멍석은 사라져 버리고 수레바퀴만한 연이 그 자리에 피어나 숯불을 모두 덮어 버렸다. 부처님께서는 연꽃잎 위에 발을 놓으시며 앞으로 나아가시어 부처님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 조용히 앉으시었다. 그리고 다른 빅쿠들도 부처님을 따라가 옆자리에 앉았다.

 

이 광경을 본 가라하딘나는 뱃속에서 큰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놀라움으로 벌벌 떨며 부처님 앞에 달려가 엎드려 잘못을 빌었다.

"부처님이시여, 저의 의지처가 되어 주십시오!"

 

"무슨 뜻인가?"

"부처님, 제 집에는 지금 아무런 음식도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건 무슨 까닭인가?"

"부처님이시여, 저는 저 공간에 숯불을 가득 채워 두었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으로 하여금 그 속에 빠지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부처님께서 앞으로 나아가시는 순간 그 위에서 연꽃이 피어난 것입니다. 저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가라하딘나여, 너는 저 항아리와 단지 등을 가리키면서 저기에 많은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부처님, 그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그것들은 비어 있습니다."

 

"걱정할 것 없느니라. 어서 가서 음식을 담아 오도록 해라."

가라하딘나는 의아해 하면서 항아리와 단지가 있는 곳으로 갔다. 거기에는 놀랍게도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가득가득 담겨 있었다.

 

가라하딘나는 이 같은 기적을 보고 부처님을 믿는 마음이 생기면서 기쁨과 행복감이 넘쳤다. 그는 음식들을 바친 다음 존경이 가득한 눈빛으로 부처님과 제자들이 음식을 잡수시는 것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공양이 끝난 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중생들은 지혜의 눈이 없기 때문에 붇다와 담마와 상가에 대한 공덕을 알지 못하느니라. 그들은 지혜의 눈이 없으므로 눈먼 사람과 같으니라. 오직 현명한 사람만이 이런 진실을 아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의 게송 두 편을 읊으시었다.

 

 

큰길가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도

맑은 향기로운 연꽃이 피어나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하듯이.  

 

교화되지 못하여 눈멀고 어리석은

쓰레기 같은 사람들 속에서

항상 맑은 지혜로써 영광스러이 빛나는 이들

이는 실로 최고 정각자의 성(聖)제자들이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수많은 제가 신자들이 법의 눈을 갖추었으며, 가라하딘나와 시리굿따는 소다빳띠 팔라를 성취하였다. 이들 두 사람은 그 후부터 자기들의 많은 재산을 부처님의 교단을 위해 사용하여 큰 공덕을 지었고, 많은 복덕을 누렸다.  

 

법광(法光) [2016-06-19] : 신청곡은 '열린 눈 - 범능스님 '입니다 _()_
오도행 [2016-06-20] : 처음 접하는 게송을 소설을 읽듯이 심취되어 공부합니다 감사합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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