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자기(自己)의 장
꾸마라까사빠의 어머니 이야기
|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꾸마라까사빠의 어머니의
일과 관련하여 게송을 설법하시었다.
|
어떤 젊은 부인이 자기
남편에게 집을 떠나 빅쿠니가 되고 싶으니 허락해달라고 청했다. 그 결과 남편의 허락을 받긴 했지만, 정작 집을 나서자 어디로 갈지를 몰랐고, 빅쿠니의 생활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발길 닿는 대로 찾아간 끝에 데와닷따를 따르는 빅쿠니 교단에 들어가 빅쿠니가
되었다.(데와닷따는 부처님을 배반하고 따로 교단을 세운 사람.)
이 젊은 여인은 빅쿠니가
되기 전에 임신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른 채 빅쿠니가 된 것이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녀가 아기를 가졌다는 것이 명백해지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빅쿠니들이 그녀를 데리고 스승인 데와닷따에게 가서 이 일을 고하자, 데와닷따는 이 여인을 즉각
가정으로 돌려보내서 해산케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녀는 다른
빅쿠니들에게 사정했다.
"나는 애당초 당신들의
스승 밑에서 빅쿠니가 되려던 게 아니었어요. 내가 이곳에 온 건 판단 착오였어요. 그러니 제발 나를 부처님이 계시는 제따와나 수도원으로 보내 주세요."
그렇게 되어 여인은
부처님께로 오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가 출가하기 전에 이미 임신하고 있었음을 아시고 빅쿠니로서의
계율상 잘못이 없음을 인정하시였으나, 이 문제를 직접 다루시지 않고 꼬살라 국왕 빠세나디와 아나타삔디카, 위사카 등에게 처리를 위임하시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계율 제일의
제자인 우빨리가 결정케 하시었다. 그래서 먼저 위사카가 여인을 커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시간과 상황을
자세하게 검토하고 이 여인이 빅쿠니가 되기전에 임신한 것이 틀림없다는 진실을 밝혀내어 우빨리 테라에게 보고했다.
이에 따라 우빨리 테라는 여인의 무죄를 내외에 선포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그 빅쿠니는 만 십 개월을 채워 아들을 낳았다.
그 어린아이는 부처님의
요청에 의해 빠세나디 국왕의 양자로 들어 가게 되었으며, 이름을 꾸마라(어린) 까싸빠라 하였다.
이 꾸마라까싸빠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 그는 자기 어머니가 빅쿠니인 것을 알고는 자기도 부처님의 보호 아래로 들어와 사마네라가 되었다.
그는 더 나이가 들어 20세에 정식으로 빅쿠가 되었으며,
빅쿠가 된 뒤로 자기도 열심히 수행하여 아라한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곧 부처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린 다음 자기의 뜻을 부처님께 고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도 기쁘게 생각하시어 수행에
대한 법문을 베푸신 다음 수행 주제가 무엇이라고 지정해 주시었다. 그래서 꾸마라까싸빠는 곧 그 수행
주제를 지니고 숲 속으로 들어가 진지하고 부지런하게 정진했다. 그런 끝에 그는 마침내 아라핫따 팔라를
성취하였으며, 그 뒤로도 12년간은 그대로 숲 속에 살았다.
그러는 동안 꾸마라
테라의 어머니인 빅쿠니는 12년 동안이나 아들을 보지 못하자 너무나 아들이 많이 그리웠다. 빅쿠니는 어느 날 제따와나로 아들을 찾아갔고, 거기서 아들을 만나자
그 뒤를 쫓아가며 울면서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꾸마라 테라는 어머니가
자기에 대해 애착이 깊은 것을 느끼고 '만약에 내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상대해 드리면 어머니는 계속해서
나에 대해 집착할 것이며 이로 인해 어머니의 장래는 가련하게 될 뿐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단호하고 차갑게 말했다.
"빅쿠니로서 이 무슨
꼴입니까? 아직도 아들에 대한 애착 하나를 끊지 못하셨단 말입니까?"
아들의 이 같은 호통에
어머니는 너무나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어 되물었다.
"지금 무어라고 말했느냐?"
꾸마라까싸빠는 방금
한 말을 되풀이했다. 빅쿠니 어머니는 아들의 대답을 확인하고 큰 비탄에 빠져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 나는 아들을 그리워하며 12년 동안을 눈물로 살아 왔는데, 내 아들은 나를 이토록 차갑게 대하는구나. 이런 자식에 대해 내가
애착한들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자식이란 모름지기 의지할 바가 되지 못하는 줄 나는 이제 알겠다.'
그녀는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자기를 되돌아보게 되었고, 마침내 자식에게 애착하는 것이 참으로 부질없는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수행하여 자식에 대한 모든 애착과 애정을 끊으리라 결심했다. 이 같은 굳은 결심을 바탕으로 열심히 수행한 끝에 그녀는 결국 아라핫따 팔라를 성취할 수 있었다.
어느 때 빅쿠들이 많이
모여 있을 때 빅쿠 한 사람이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만약 꾸마라까싸빠의 어머니가 처음 들어갔던 데와닷따의 수도원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면 빅쿠니와 그 아들이 어떻게
아라한이 될 수 있었겠습니까? 그랬다면 데와닷따는 그들을 잘못 대하여 마침내 불행에 빠뜨렸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지금도 아라한을 이룬 그들의 의지처가
되시는지요?"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시었다.
"빅쿠들이여, 천상에 태어나려거나 또는 아라한을 이루려고 하는 사람은 결코 남을 의지할 수 없느니라. 자신을 위한 일은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나니, 자기 스스로 열성적이고
진지하게 노력해 나가야 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진정
자기야말로 자기의 의지처,
어떻게
남을 자기의 의지처로 삼으랴?
자기를
잘 단련시킴으로써만
자기를
의지처로 만들 수 있는 것.
이는
실로 성취하기 어렵다.
부처님이여 - 야운(Yaw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