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브라흐마나의 장
게송 389~390
인욕으로 폭력을 다스린 사리뿟따 테라 이야기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사리뿟따 테라와 관련하여 게송 389부터 390까지를 설법하시었다.
어느 때 사왓티의 시민들이 모여 사리뿟따 테라의 성스러운 덕행을 찬탄하고 있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아, 우리 성자께서는 참으로 인욕자이시다. 무지한 자가 테라를 몰라보고 욕하거나 심한 말을 해도 테라께서는 조금도 화를 내시는 법이 없으니!”
그러자 테라를 잘 모르는 건장한 사람 하나가 비웃었다.
“어디에 그런 사람이 있단 말이요?”
“우리 성자님이 그렇다오.”
“흥! 그거야 아무도 그 사람을 심하게 대하지 않았을 때 말이겠지.”
“그렇지 않소. 그분은 어떤 경우에도 화를 내는 법이 없소. 내가 장담하리다.”
“그렇소? 그렇다면 내가 한 번 그 사람을 화나게 해보리까?”
“그건 당신 마음대로겠지만, 당신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게요!”
“그럴까? 나는 어떻게 하면 사람이 화를 내는지 잘 알고 있지!”
그때 마침 사리뿟따 테라는 탁발을 하기 위해 사왓티 성 안을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것을 본 사나이는 곧 테라의 등 뒤로 다가가 테라의 등을 힘껏 내리쳤다. 그러자 테라는 ‘이게 뭔가?’하고 혼잣말을 할 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걸어갔다. 테라의 자세는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고, 의연하고 당당하여 구겨진 구석이라곤 없었다. 그러자 이 같은 테라의 숭고한 태도를 본 사나이는 그만 울상이 되었다. 그는 마음에 큰 충격과 함께 뉘우치는 마음이 솟구쳤다. 그는 수치심으로 얼굴이 벌개져서 테라의 발 앞으로 달려가 엎드렸다.
“테라님,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무슨 일이 있었소?”
“저는 테라님의 인내심을 알아보려고 테라님의 등을 내리쳤습니다.”
“그렇소? 나는 당신을 용서하오.”
사나이가 말했다.
“그러시다면 테라님, 저를 용서해 주시는 뜻에서 저희 집에 가시어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그러리다.”
이렇게 되어 사나이는 사리뿟따 테라의 받따를 받아들고 앞장서서 집으로 돌아가 테라에게 정성껏 공양을 올렸다.
이때 옆에서 사나이가 하는 짓을 보고 있던 신자들은 극도로 흥분했다.
그들은 외쳤다.
“저 자는 모든 폭력으로부터 떠나신 우리 성자님을 까닭 없이 공격했다. 저런 놈은 그냥 놔둬서는 안 된다. 저놈을 두들겨 패 죽여 버려야 한다.”
그들은 몽둥이와 돌멩이를 하나씩 손에 들고 사나이의 집으로 몰려갔다. 이때 테라는 공양을 끝내고 수도원으로 돌아가려다가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 채고 사나이에게 자신의 받따를 들고 뒤따라오라고 일렀다.
집 밖에서 사나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신자들이 보니 그 테라의 받따를 들고 테라의 뒤를 따라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사나이를 두들겨 패 줄 수가 없었다. 그들은 테라에게 사정했다.
“테라님, 저 자가 들고 있는 받따를 돌려받으십시오.”
“신자들이여, 왜 그러시오?”
“저놈은 까닭 없이 테라님을 때렸습니다. 저런 놈을 그냥 둘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당신들께 묻겠소. 저 사람은 나를 때린 것이오, 아니면 당신들을 때린 것이오?”
“테라님을 때렸습니다.”
“그렇소. 그는 나를 때렸고, 나는 그를 용서했소. 그뿐이요. 그러니 당신들은 어서 가서 당신들의 일을 보도록 하시오. 더 이상 이 일에 참견하지 않는 것이 좋겠소.”
이렇게 그들을 설득하여 돌려보낸 다음 사리뿟따 테라는 사나이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수도원으로 돌아왔다.
이 일은 수도원 내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빅쿠들은 분개하여 말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죄 없는 테라를 때리다니!”
“게다가 테라께서는 속도 없이 그런 자의 집에 가시어 공양을 받아오시었다. 이제 사람들은 빅쿠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없어져서 아무나 때릴지도 몰라!”
빅쿠들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을 때 부처님께서 가까이 오시었다. 부처님께서는 무엇에 관해 토론하고 있느냐고 물으시었고, 빅쿠들은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브라흐민이 아닌 자는 다른 브라흐민을 때릴 수 없는 것이 사회의 규범이니, 아마도 그 사나이는 브라흐민이었을 것이다. 또한 빅쿠들이여, 누구든지 세 번째의 「막가(道;도)와 팔라(果;과) :아나가미를 가리킴」에 도달하게 되면 마음속에서 진심(화내는 마음)이 완전히 파괴되어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게 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 두 편을 읊으시었다.
누구건 브라흐마나를 때려서는 안된다.
그러나 또한 브라흐마나를
때린 자에게 성을 내어서도 안 된다.
브라흐마나를 때린 것은 부끄러운 일
더욱 부끄러운 것은 자기를
때린 자에게 성내는 것이다.
브라흐마나로서 자기의 마음에 숨은
성내는 마음을 끊지 못하면 이익 없는 것.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억제하는 그만큼
모든 둑카 또한 사라지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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