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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해스님의 편역 법구경 - 조띠까와 자틸라 이야기 5-3(게송 416)
법광(法光) 2017-08-15 20:56:04, 조회 : 1,093, 추천 : 0
제26장 브라흐마나의 장

게송 416


조띠까와 자틸라 이야기


자틸라 테라의 금생 이야기


이제는 자틸라 테라의 이야기를 할 차례이다. 아득한 옛날 베나레스에 한 부호가 살았는데, 그에게는 아주 예쁜 딸이 있었다. 그의 딸이 열다섯 살이 되면서부터 부호 부부는 딸을 자기 집의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좋은 방에만 있게 하고, 여종을 붙여 감시하여 절대로 밖에 나가지 못하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열린 창 밖으로 경치를 바라보고 있을 때 마술사 하나가 허공을 날아가다가 그녀를 보았다. 마술사는 그녀를 보자마자 사랑을 느꼈고, 곧 창문으로 들어와 서로 사랑을 나눈 뒤에 곧 사라졌다. 그 뒤 부호의 딸은 임신을 했다. 그러자 여종은 처녀의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고 당황하여 물었다.
“아가씨, 이게 웬일입니까?”
“너는 상관 말고,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거라.”
그래서 여종은 아무에게도 이 일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열 달이 지나 처녀는 아들을 낳았다. 그녀는 자기의 아들을 함지에 넣어 뚜껑을 닫고 위에 꽃다발을 얹어 여종에게 주면서
“이 함지를 이고 나가 갠지스 강에 띄우거라.”
하였다. 그러면서 만약 이 함지 안에 뭐가 들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거든 맹세를 지키기 위해 아가씨가 올리는 공양물이라고 말하라고 일렀다. 여종은 그녀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렇게 되어 물 위로 떠내려간 함지는 갠지스 강 하류에서 목욕하던 두 여인에게 발견되었다. 여인들은 함지가 떠내려 오는 것을 보고 다투어 외쳤다.
“저 함지는 내 거다!”
“그렇다면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내 거다!”
두 사람은 곧 함지를 건져 올렸는데, 함지 안에 갓난아기가 들어 있는 것이었다. 두 여인은 서로 이 아이가 자기 것이라고 다투었으며, 끝내 결말을 보지 못하여 판사에게 갔다. 판사는 그 문제를 다루기가 까다롭다고 느껴서 판결을 왕에게 넘겼다. 왕은 함지가 내 것이라고 말한 여인은 함지를, 그 속에 든 것이 내 것이라고 말한 여인은 아기를 차지하라고 판결했다.
아기를 차지한 여인은 마하갓짜야나 테라를 후원하고 있는 불교 신자였다. 그녀는 아기를 데리고 오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이 아기를 잘 키워서 마하갓짜야나 테라님의 제자로 출가시켜야겠다.”
아기는 그때까지도 태어날 때 엉킨 머리를 감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여인은 아기의 머리를 풀어 주려고 했지만 잘 풀리지 않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아기는 엉킨 머리라는 뜻인, 자틸라라고 불리워졌다.
시간이 흘러 자틸라는 자라서 걷게 되었다. 이때 마하갓짜야나 테라가 그 여인의 집으로 탁발을 나왔다. 여인은 테라를 위해 자리를 마련하고 음식을 받들어 올렸다. 이때 테라가 먼저 아이를 보고는 이렇게 물었다.
“재가 신자여, 사내아이인가요?”
“그렇습니다. 저는 이 아이를 테라님의 제자로 드렸으면 합니다만.”
“그거 참 좋은 일이오.”
그래서 테라는 아이를 데리고 떠났는데, 곧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는 전생에 지은 대단한 공덕 때문에 나중에 큰 부자가 될 것이다. 그런데 아직은 나이가 어리다. 또, 배운 것도 적다.’
이렇게 생각한 테라는 아이를 탁까실라로 데리고 갔다. 탁까실라는 유명한 교육 도시였기 때문이었다. 테라가 아이를 데리고 한 재가 신자네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신자가 물었다.
“테라님, 이 아이를 어디서 데려오시는 겁니까?”
“재가 신자여, 이 아이는 장차 출가하게 되어 있소. 그러나 지금은 어린아이에 불과하오. 그리고 나는 당신에게 이 아이를 그동안만 잘 보살펴 달라고 청하려 하오.”
“잘 알겠습니다.”
이렇게 되어 자틸라는 그 재가 신자 집에 맡겨졌고, 재가 신자는 자틸라를 잘 보살폈다. 자틸라가 그 집에서 생활한 지도 어언 12년이 흘렀다. 어느 날, 상인인 집 주인은 가게를 보던 중 이웃 마을에 다녀올 일이 생겼다. 그래서 자틸라에게 가게를 맡기면서 각 물건마다 값을 일러주었다. 이때 천상에 머물던 자틸라의 보호신은 시민들로 하여금 자틸라가 보고 있는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게 했다. 그래서 상점 안의 물건은 단숨에 다 팔려 버렸다.
재가 신자가 가게에 돌아와 보니 물건이 하나도 없었다. 그는 자틸라에게 물어 보았다.
“얘, 그 많던 물건은 다 잃어버린 거냐?”
“아닙니다. 저는 물건을 가격대로 팔았을 뿐입니다.”
그러면서 자틸라는 물건 판값을 내놓았다. 그러자 재가 신자는 기뻐하며 말했다.
“여기에 값을 정할 수 없는 엄청난 보배가 있구나! 얘야, 너는 어디에 가더라도 큰 부자가 될 것이다.”
재가 신자는 자기 딸이 나이가 차 결혼할 때가 되자 자틸라에게 시집을 보냈다. 그는 사위와 딸이 살 새 집을 지어 그들을 입주시켰다. 그래서 자틸라 부부는 그 집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들이 집안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뒷마당이 쩍 갈라지면서 커다란 황금산이 솟아오르는 것이었다. 이 소식은 곧 시내에 알려졌고, 왕도 그 소식을 듣게 되었다. 왕은 그를 재정관에 임명하고, 재정관을 상징하는 일산을 그에게 내렸다. 그래서 그 뒤부터 그는 재정관 자틸라로 알려지게 되었다.
재정관 자틸라에게는 아들이 셋 있었다. 세 아들이 모두 성장했을 때 자틸라는 이제 자기는 가정을 떠나 빅쿠가 되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만약 이 세상에 자기보다 더 큰 부자가 없으면 왕의 허락을 받아 출가를 하지 못하리라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는 하인들을 불러 벽돌크기의 황금과 황금으로 만든 채찍, 황금으로 된 줄 등을 주면서 이렇게 일렀다.
“너희는 이것을 가지고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나보다 더 재산이 많거나, 적어도 나만큼 재산을 가진 사람을 찾아보아라. 만일 찾았거든 곧 돌아오너라. 내가 큰 상을 내릴 것이다.”
그래서 자틸라의 하인들은 세상 이곳저곳을 헤매었고, 마침내 밧디야 시에 도착했다. 밧디야에는 재정관 멘다까람이라는 사람이 큰 부자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자기를 찾아온 외지인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디에서 온 누구인가?”
“예, 저희는 별로 특별한 임무를 띤 사람은 아니올시다.”
그러자 재정관 멘다까람은 내심 그들이 무언가를 찾고 있다고 생각했다. 저런 값진 물건을 가지고 다닐 정도면 분명히 까닭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짐짓 자기 집 뒤뜰을 그들에게 구경시켜 주었다. 거기에는 엄청나게 넓은 공간에 코끼리, 혹은 말만한 크기의 황금 염소가 가득 쌓여있었다.
“자, 어떤가?”
“우리는 이제 찾던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곧 그곳을 떠나 자틸라의 집에 돌아왔다. 자틸라는 하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매우 기뻐했다. 그는 생각했다.
‘아, 나는 나 말고도 큰 부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보다 더 큰 재산가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다시 하인들에게 황금 수십만 냥이 나가는 담요를 주면서 또 다른 재산가를 찾아보라고 일렀다.
자틸라네 하인들은 라자가하 시에 도착했다. 그들은 조띠까의 집 근처에 머물면서 짐짓 모닥불을 피울 준비를 했다. 그러자 사람들이 그들에게 물어왔다.
“당신네들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요?”
“우리는 값비싼 담요 한 장을 가지고 있소. 그런데 값이 너무나도 비싸서 아무도 사려는 사람이 없구려. 이 담요를 가지고 있다가는 혹 강도라도 만날까봐 우리는 지금 모닥불을 피워 이것을 태워 버리고 여행을 계속하려는 거라오,”
이 이야기는 곧 재정관 조띠까에게 전해졌고, 조띠까는 그들을 불러들였다.
“그 담요 값이 얼만가?”
“황금 십만 냥입니다.”
조띠까는 곧 황금 십만 냥을 주고 그것을 사더니 대문을 청소하는 여종에게 갖다 주라고 일렀다. 그러자 여종은 울음을 터뜨리며 주인을 찾아와서 이렇게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주인님, 만일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면 매를 때려 주십시오. 왜 제게 이렇게 보잘것없고 거친 담요를 내리시는 겁니까? 이런 물건을 어떻게 쓰라는 겁니까?”
조띠까가 말했다.
“상심하지 말아라. 내가 그걸 네게 준 것은 덮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침상 아래에 놓아두었다가 내가 향수로 목욕을 하고 났을 때 발을 닦아 달라는 것이다. 어떠냐? 그런 용도라면 꽤 쓸 만한 물건이겠지?”
“예, 그런 용도라면 좋을 듯합니다.”
이런 충격적인 장면을 본 자틸라네 집 하인들은 주인에게 돌아왔다. 주인이 물었다.
“어떠냐? 나만한 부자가 있더냐?”
“주인님의 재산은 얼마 정도입니까? 저 라자가하의 거부 조띠까 재정관의 재산은 너무나도 엄청나서 실로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들은 주인에게 자기들이 본 것을 모두 전했다. 그러자 자틸라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찼다. 그는 말했다.
“이제야 나는 왕의 허락을 받아 빅쿠가 될 수 있겠구나.”
그는 곧 왕궁에 들어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저는 출가하여 빅쿠가 되고 싶습니다.”
“좋소, 재정관이여, 당신의 뜻대로 빅쿠가 되시오.”
그렇게 왕의 허락을 받은 자틸라는 아들을 불러 모았다.
“큰아들아, 너는 뒤뜰에 있는 황금산에 가서 네가 필요한 만큼만 황금을 파서 가지거라.”
그래서 그의 큰아들은 황금삽을 가지고 가서 황금산을 찍어 내려했다.
그런데 황금 산은 웬일인지 바위처럼 단단하여 조금도 파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틸라는 둘째 아들에게 그 황금산을 파라고 일렀다. 그랬지만 결과는 큰 아들과 마찬가지였다. 마침내 막내 아들의 차례가 되었다. 그런데 막내아들이 황금산을 찍자 황금은 흙더미처럼 무너지는 것이었다. 그것을 본 자틸라는 아들들에게 말했다.
“이리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가르쳐 주겠다. 이 재산은 너희 두 아들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나와 막내아들의 복덕으로 생긴 것이다. 그러니 너희 둘은 막내와 사이좋게 지내면서 이 재산을 가지고 인생을 즐기도록 하여라.”
그러면 왜 황금산은 오직 아버지와 막내아들에게만 허용되는 재산이었던 것일까? 그들만이 전생에 큰 공덕을 지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구름 흐르나 하늘은 - 홍순지

오도행 [2017-08-16] : 조띠가와 자틸라야기 소설처럼 읽어가며 금생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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