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브라흐마나의 장
게송 416
조띠까와 자틸라 이야기
전생 이야기
과거 까싸빠 부처님의 사리탑을 세우고 있을 때였다. 한 아라한이 공사장에 와서 물었다.
“신자님들, 왜 탑 북쪽 편의 공사를 끝내지 못했습니까?”
“황금이 부족해서입니다.”
그러자 아라한이 말했다.
“그런 문제라면 염려 마십시오. 내가 마을에 내려가서 사람들에게 시주를 권할 테니까요.”
아라한은 마을에 내려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남선녀 여러분! 까싸빠 부처님의 사리탑을 완성시키려는데 황금이 부족합니다. 모두들 황금이 있으면 헌납해 주십시오.”
아라한은 그 다음으로 사리탑을 조성하고 있는 금 세공사에게 찾아갔다. 이때 금 세공사는 자기 아내와 다투고 있었는데, 아라한이 그에게
“아직 까싸빠 부처님의 사리탑 북쪽 편 공사가 황금의 부족으로 끝나지 못하고 있소. 이것은 당신도 알고 있어야 할 거요.”
하고 말하자, 아내와 다투어 잔뜩 화가 나 있던 세공사는 말했다.
“당신네의 그 부처님인가 뭔가 하는 건 물 속에나 던져 버리시오!”
그러자 그의 아내가 깜짝 놀라서 남편을 나무랐다.
“여보, 당신은 지금 큰 죄를 지었소. 나 때문에 화가 났다면 나를 때리든지 꾸짖든지 하실 것이지 왜 엉뚱하게 부처님과 아라한에게 화풀이를 한단 말예요?”
그 말을 듣고 금세공사는 금방 자책감으로 얼굴이 벌개졌다. 그는 곧 아라한의 발밑에 이마를 대고 사죄했다.
“테라님,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아라한이 대답했다.
“당신의 잘못은 나에게 용서를 받을 것이 아니라 부처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아야 할 것이오.”
금 세공사는 초조해서 물었다.
“부처님의 용서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금 세공사여, 세 단지의 황금꽃을 만들어 사리탑에 안치하시오. 그런 다음 당신의 옷과 머리에 물을 끼얹고 그 앞에 나아가 참회하시오.”
“잘 알겠습니다.”
그래서 금 세공사는 황금으로 꽃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는 먼저 큰아들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얘야, 이리 오너라. 내가 어리석은 마음으로 부처님께 폭언을 했는데 그 일을 참회하기 위해 나는 황금꽃을 만들게 되었다. 이것이 완성되면 나는 이것을 사리탑 안에 안치하고 부처님께 참회하련다. 나는 네가 이 일을 돕기를, 그리고 나와 함께 거기 가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큰아들은 아버지의 부탁을 거절했다. 그는 대답했다.
“아버지, 제가 아버님으로 하여금 폭언을 하시게 한 건 아니잖습니까? 아버지 혼자서 하시도록 하세요.”
그래서 금 세공사는 이번에는 둘째아들에게 부탁해 보았다. 그러나 둘째아들도 아버지의 부탁을 거절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막내아들을 불러서 부탁했다. 그러자 막내아들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아들 된 도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꽃을 만들었고, 그것이 완성되자 아버지를 도와 황금꽃을 부처님의 사리탑 안에 안치했다.
금생 이야기
그때의 금 세공사가 바로 자틸라였다. 자틸라는 그때 부처님을 모욕했기 때문에 일곱 생을 계속 물 속에 던져지게 되었고, 이번 생에도 자기 어머니에 의해서 갠지스강에 버려졌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부처님의 사리탑 안에 정성스럽게 꽃을 세공하여 올렸던 공덕으로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그렇지만 그의 두 아들은 전생에 그를 도와 꽃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산더미 같은 어버지의 황금이 자기들의 소유가 되지 못했고, 막내 아들은 아버지를 도와 착한 행위를 한 공덕으로 그 황금산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틸라는 아들들에게 좋은 충고를 남기고 부처님의 길을 따라 빅쿠가 되었다. 그리고 몇 일내에 아라하따 팔라를 성취하였다.
얼마 뒤 부처님께서는 오백 명의 빅쿠들을 거느리시고 자틸라의 아들 집 앞에 멈추시었다. 그러자 자틸라의 아들들은 보름 동안 부처님을 비롯한 빅쿠들에게 매일같이 음식 공양을 올렸고, 기타 필요한 것들도 바쳤다. 그 공양이 있은 마지막 날 빅쿠들은 자틸라 빅쿠에게 이렇게 물었다.
“자틸라 빅쿠 형제여, 이제 보니 당신은 대단한 재산가였소 그려. 그런데 지금은 어떻소? 저 산더미 같은 황금과 아들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소유욕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그러자 자틸라 빅쿠가 대답했다.
“빅쿠들이여, 내게는 그런 욕망이 없습니다. 나는 재산과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나 자만심이 없습니다.”
그러자 빅쿠들은 자틸라 빅쿠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여 부처님께 자기들의 생각을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자틸라의 말은 거짓이 아니라 사실이니라. 나의 아들 자틸라는 그런 것들을 그리워하지도 않으며 자만하지도 않느니라.”
구도(求道)의 길 - 심진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