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장 브라흐마나의 장
게송 416
조띠까와 자틸라 이야기
아자따삿뚜가 조띠까의 저택을 공격하다.
나중에 빔비사라 왕의 아들 아자따삿뚜는 데와닷따의 충동을 받아 신심이 돈독하고 소따빠띠 팔라를 성취한 빔비사라 왕을 폐위시키고 옥에 가두어 굶겨 죽이려 했다. 이때 왕비는 지극한 정성으로 왕을 도와 생명을 유지시켰는데, 아자따삿뚜 왕은 자기의 아들을 얻게되자 부모가 된 기쁨과 함께 자기 부모에 대한 자신의 행위를 뉘우치고 아버지를 감옥에서 석방시키려했다. 그런데 빔비사라 왕은 아들로 하여금 아버지를 살해하는 악업을 짓지 않게 하기 위하여 감옥에서 스스로 생명을 끊었다.
아자따삿뚜 왕은 왕이 된 뒤 태자 시절 생각했던 대로 조띠까의 저택을 차지하려고 무장한 군대를 이끌고 궁성을 떠났다. 그러나 보석으로 빛나는 성곽을 지키고 있는 조띠까의 병사들(천신이 지키는 군대)을 보고는 감히 접근을 못하고 있었다.
이때 재정관 조띠까는 재일을 지키기 위해 아침 식사를 일찍 마치고 웰루와나 수도원에 가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있었다. 한편 조띠까의 저택 첫 번째 문을 약카 야미꼴리가 부하들과 함께 지키고 있었는데, 약카는 아자따삿뚜에게 외쳤다.
“대왕이시여, 어디 가시오?”
그러자 아자따삿뚜와 그의 군사들은 놀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약카는 그들을 뒤쫓아 병사들을 사방으로 흩어 버렸는데, 이에 당황한 아자따삿뚜는 급히 피한다는 게 그만 웰루와나 수도원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조띠까는 왕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물었다.
“대왕이시여,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재정관이여, 그대의 군대로 하여금 내 군대와 싸우라고 명령해 놓고서 어째 태연하게 여기 와서 설법을 듣고 있는 체한단 말인가?”
조띠까가 물었다.
“그렇다면 대왕께서는 제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서 군대를 동원하셨단 말씀이시군요.”
“그렇소.”
“대왕이시여, 하지만 일천 나라의 왕들이 다 몰려온다고 해도 저의 재산을 건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자 아자따삿뚜 왕은 화를 냈다.
“그건 그대가 내 대신 왕이 되겠다는 뜻인가?”
“그런 뜻은 아닙니다. 제 말씀은 어느 왕이나 큰 도적이라 할지라도 제 뜻에 의하지 않고서는 제 재산 중의 적은 실오라기 하나도 축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나는 그대의 뜻에 따라 그대의 저택을 가지겠노라.”
“좋습니다. 정 그러시다면 이렇게 한 번 해보시지요. 대왕이시여, 제 열 손가락에 지금 스무 개의 반지가 끼워져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대왕께 드리지 않을 생각인데, 한번 대왕께서 빼 보시지요.”
그래서 왕은 있는 힘을 다해서 반지를 당기며 몸을 무려 80자나 솟구쳤다. 그런 다음 다시 더 높은 허공으로 몸을 솟구치면서 반지를 빼려고 안간힘을 다했다. 그렇지만 반지는 조띠까 재정관의 손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때 조띠까가 말했다.
“대왕이시여, 이제 대왕의 두 손바닥을 제 앞에 펴보십시오.”
왕이 손바닥을 펴자 조띠까는 자기도 손가락을 바르게 폈고, 그제서야 스무 개의 반지가 스르르 빠져나왔다.
조띠까는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제 뜻을 거슬러서 제 재산을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은 바로 이렇습니다.”
그렇지만 조띠까는 왕의 심기가 불편한 것을 알고 마음이 편안치 못했다. 그는 이제 자기에게 인연이 다가온 것을 느끼고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시여, 저로 하여금 세상을 떠나 빅쿠가 되게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자 왕은 조띠까가 빅쿠가 되면 조띠까의 저택을 차지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그의 청을 허락했다. 그리하여 조띠까는 곧 세속을 떠나 부처님의 빅쿠 제자가 되었으며, 머지않아 아라하따 팔라를 이루었다. 그 후부터 그는 조띠까 테라로 불리었다. 그런데 조띠까 테라가 아라한이 되는 순간 그의 엄청났던 재산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천인들이 그의 재산을 거두어가서 그의 아내인 사뚤라까이에게 주어 버렸던 것이다.
어느 날 빅쿠들이 조띠까 테라에게 물었다.
“조띠까 테라여, 과거에 아내와 함께 살던 대저택에서의 생활에 대해 그리운 마음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빅쿠 형제들이여, 나에게는 그때에 대한 그리움이 없습니다.”
그러자 빅쿠들은 그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여 부처님께 자기들의 생각을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그의 말은 사실이니라. 나의 아들 조띠까와 자틸라는 재물을 조금도 그리워하지 않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세상의 모든 욕망을 포기하고
집을 떠나 빅쿠가 되어
욕망의 뿌리를 완전히 파괴해 버린 사람
나는 그를 브라흐마나라 부른다.
묵상(默想) - 하윤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