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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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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0 22:23:48, 조회 : 372,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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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단련하여 마치 학의 형상과 같고
천 그루의 소나무 아래서
두어 함의 경전을 두고 있네.
내가 와서 도를 물었는데
아무언 말이 없고.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다 하네.
鍊得身形似鶴形 千株松下兩函經
연득신형사학형 천주송하양함경
我來問道無餘說 雪在靑天水在甁
아래문도무여설 설재청천수재병
-이고
.........................
당나라 때 낭주(朗州)의 자사 이고(李翶)라는 사람이 약산 유엄(藥山惟儼,751~834)선사의 덕행이 뛰어나다는 소문을 듣고 하루는 그를 찾아갔다. 마침 선사는 나무 아래에서 경전을 읽고 있었다. 비록 자사가 와서 인사를 하는 줄은 알았으나 못 본 체 그냥 경전만을 읽고 있었다. 자사는 선사의 교만한 태도에 화가 나서 성난 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얼굴을 보는 것이 이름을 듣는 것만 못합니다.”
그러고는 옷을 휘젓고 떠나려 하였다. 그때 유엄 선사가 말했다.
“태수께서는 어찌하여 귀만 귀하게 여기고 눈은 천하게 여깁니까?”
그러자 태수가 공손히 몸을 돌려 물었다.
“도가 무엇입니까?”
그랬더니 유엄 선사가 손으로 위를 가리키고 또 아래를 가리키었다.
그러고 나서, “태수께서 알겠습니까?”하고 물었다.
태수가 몰라서 고개를 저었다.
유엄 선사가 말씀하시기를 ,“구름은 푸른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는 것일세.”라고 하였다.
그때 자사 이고는 크게 깨닫고 위의 오도송을 읊었다.
오도송은 유엄 선사를 처음 뵈었을 때의 모습과 광경을 그리고 있다. 몸이 여위고 여위어 마치 학처럼 되어 있었다. 주변에는 천 그루의 노송이 둘러 있고 옆에는 두어 함의 경전을 두고 있다. 참으로 신선을 그린 한 폭의 그림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아무리 도를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거나 도를 너절하게 설명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도는 첫째 조건이 간결하고 소박한 것이다. 그리고 저절로 그러한 것이다. 속기를 멀리 벗어던진 탈속한 모습이다. 또 그 끝을 모르도록 깊고 그윽해야 한다. 준엄하고 고고해야 한다. 우주가 갑자기 멈춰 버린 듯한 정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변화가 없는 고정된 관념을 철저히 거부한다.
한 번은 구름을 가리키고 한 번은 병을 가리킨 그 간결하고 소박함과 탈속함, 우주의 무게와 같은 정적은 차라리 사람의 숨을 멎게 한다. 모든 것이 있을 자리에 있는 것, 그것이 도다. 저절로 그러한 것이 도다. 공연히 흔들어서 평지에 풍파를 일으키고 도를 멀게 하기 말라. 참으로 선기(禪機)의 고고함이 물씬 묻어난다.
나무아미타불 / 이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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