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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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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1 17:11:00, 조회 : 427,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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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선종禪宗에는 왜 6조까지만 있을까?
“본래 내가 이 땅에 온 뜻은 법을 전해 어리석은 이들을 제도하려는 것이었다. 한 송이의 꽃에서 다섯 꽃잎이 열리니, 열매는 자연히 맺어지리라. 『전등록』” 중국 선종의 초조初祖였던 달마가 2조 혜가에게 내린 전법게傳法偈다. 혜가가 깨달았음을 인증하는 노래이다. 또한 자신이 중국으로 건너온 이유와 앞으로의 선종사선禪宗史를 내다보고 있다. 한 송이의 꽃과 다섯 꽃잎은 달마 본인과 그의 법맥을 계승한 혜가慧可, 승찬 察, 도신道信, 홍인弘忍, 혜능慧能 다섯 제자를 가리킨다. 이후 6조인 혜능 스님에 이르러 조사선祖師禪은 뿌리를 내렸다. 달마의 예언은 적중한 셈이다.
'마음이 부처(즉심시불印心是佛)'임을 역설하며 조사선을 완성한 6조 혜 능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의 법문과 행장을 모은 『육조단경』이, 다른 선사들의 그것처럼 록錄이나 어語가 아닌 경經으로 불린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부처님이 친히 내놓은 말씀을 모은 책에만 ‘경'을 붙이는 것이 원칙이다. 곧 당시의 수행자들에게 혜능은 부처님과 동급이었다.
반면 6조를 끝으로 선사들의 계보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직접적으로는 6조가 열반하면서 자신의 의발을 아무에게도 전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스님이 자기가 지녔던 가사와 발우를 제자에게 물려주는 건 ‘그대는 나를 대체할 자격이 있다'는 인정이다. 기이한 문체와 방대한 사유로 유명한 소설가 박상륭이 쓴 『칠조어론』에는 ‘자기가 곧 7조'라는 작가적 자부심이 배어 있다. 이는 그만큼 누구나 인정할 만한 7조가 역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알고 보면 7조는 있었고 더구나 여럿이었다. 다만 계파에 따라 7조로 올린 인물이 제각각 달랐을 따름이다. 돈황석굴에서 발견된 『육조단경』은 “...홍인 혜능-신회” 순으로 법맥을 정리했다. 즉 하택 신회 선사가 7조인 것이다. 인가認可 직후 혜능은 선배들의 시샘에 남쪽으로 도망쳐야 했다. 남종선南宗禪 혜능의 라이벌이었던 신수神秀 계열의 북종선北宗禪에서는 대조 보적 선사가 7조의 자리를 꿰찼다. 다만 '자칭'이란게 조금 께적지근하다. 『대조보적선사비』에는 “홍인은 신수에게 법을 전하고 신수는 나(보적)에게 전해서 지금의 7조가 됐다”고 적혔다. 한편 문헌상에 나타나는 최초의 6조는 혜능이 아닌 법여法如 선사였으며, 여기에 근거하면 7조는 '원규’다( 당중악사문석법여선사행장』, 689년).
보편적인 근거에 따르면 신회 선사가 명실상부한 7조다. 황제가 공인한 덕분이다. 신규탁 연세대 철학과 교수는 「화엄과 선이란 책을 번역하면서 당나라 규봉 종밀 스님과 수행에 조예가 깊었던 정승 배휴 要休 사이에 오간 편지를 소개했다. “왜 6조까지만 있고 7조 8조 9조 10 조는 없느냐”는 배휴의 질문에 규봉 종밀은 “7조는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사연인즉 당나라 제9대 황제였던 덕종은 서기 796년 제 자식인 황태자에게 선종의 적통과 방계를 가리고 7조도 정할 것을 명했다. 이를 통해 옹립된 이가 바로 신회였다는 이야기다. 신룡사라는 사찰에 일련의 과정을 적은 비석을 세우고 덕종이 몸소 7대 조사 찬문을 지어 바쳤다고 한다. 아쉽게도 비석도 찬문도 오늘날에는 전해지지 않는다.
물론 ‘신회 7조설' 역시 의뭉스럽다. 그는 너무 정치적이었다. 안사의 난이 일어나자 병역 기피를 원하는 백성에게 승적을 대량으로 팔았다. 관군의 군사력에는 손해였으나 국익에는 도움이 되는 행위였다. 막대한 이문을 남겨 바닥난 국가 재정을 어느 정도 메워줬으니까. 황제의 신임도 이와 연관됐을 공산이 크다. 신회는 당초 신수의 문하였으나 신수가 토닥여주지 않자 혜능 쪽으로 돌아선 전력도 갖고 있다. 자신만이 혜능의 직계제자라고 강변하는 동시에, 신수에 대한 비판으로 평생을 보냈다. 혜능에 대한 신화화도 그가 주도했다.
신회는 혜능을 6조로 만든 주역이었으나 정작 자신은 7조를 지키지 못했다. 평상심으로 유명한 마조 도일 선사의 홍주종洪州宗이 주류로 부상하면서, 잔머리나 굴릴 줄 아는 지해종도知解宗徒로 위상이 급전직하했다. 홍주종은 공석이었던 7조에 마조의 스승이었던 남악 회양南讓을 모셨다. 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장 원철 스님은 “7조는 6조가 물려주는 게 아니라 8조가 만드는 것”이라며 적통 논쟁의 그늘을 꼬집었다.
일견 허풍선이 양반들의 족보 싸움과 하등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희미한 7조의 실체는, 어쩌면 7조를 둘러싼 갈등이 심히 혼탁했던 탓 인지도 모르겠다. 깨달음은 심인이라고도 한다. 육질의 등급을 표시할 목적으로 고기에 도장을 찍듯이, 마음의 품질을 보증한다는 뜻이다. 결국 도道를 깨우쳤다는 '인증샷'인 격이다. 그러나 깨달음이 권력으로 변질되는 순간, 심인은 한낱 고깃덩어리로 전락하고 만다. 그리고 그걸 한 점이라도 더 뜯어먹겠다고 꾀를 내고 세를 불리는 게, 불교사 이전에 인간사다.
연꽃 피어오르리 - 조주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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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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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광 거사님,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경전의 말씀은 내일(월요일) 아침방송에서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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