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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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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1 22:08:09, 조회 : 348,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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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병든 비구여.
외로운 등불만 파손된 침상을 홀로 비추고 있네.
적막하고 쓸쓸하여 신음소리 처량한데
죽 한 그릇 먹으려 해도 도반에게 간청한다.
병을 앓는 사람은 슬픈 생각 더욱 많고
성한 사람들은 측은한 마음뿐일세.
피차가 모두 꿈같은 인생이라 어찌 오래 보전하랴.
노승은 이 글을 써서 총림에 보이노라.
四海無家病比丘 孤燈獨照破牀頭
사해무가병비구 고등독조파상두
寂廖心在呻吟裏 粥藥須人仗道流
적료심재신음리 죽약수인장도류
病人易得生煩惱 健者長懷惻隱心
병인이득생번뇌 건자장회측은심
彼此夢身安可保 老僧書偈示叢林
피차몽신안가보 노승서게시총림
-영암석각
이 글을 읽고 어릴 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특히 “사방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병든 비구여, 외로운 등불만 파손된 침상을 홀로 비추고 있네.”라는 구절에서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세세생생 이 절집 안에서 살아왔으며 또 영원히 이곳에서 살아갈 것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미 내가 경험한 일이며 곧 내가 겪을 일이기 때문이다.
1962년 5.16이 일어나던 그 다음 해 봄부터 여름까지였다. 은해사 강원에서 공부하면서 장질부사를 앓았던 경험이 있어서 이 집안의 인정을 잘 안다.
옛날 어떤 노스님이 병을 앓으면서 몸의 아픔보다 더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이 있었던가 보다. 영암산이 어디인지는 모르나 영암산 적벽에 새겨진 글이라고 전한다. 스님들의 병간호에 힘스라고 부탁하고 있다. 그 글의 원래의 제목은 ‘영암석각 면승간병(靈巖石刻 勉僧看病)’이라고 되어 있다.
특히 우리같이 동진출가를 한 사람들은 동서남북 그 어디를 돌아보아도 가깝게 아는 사람 하나 없다. 도반도, 친구도 병을 앓으면 모두 가가이 하지 않는다. 혹 오랜만에 어떤가 싶어서 간병실에 왔다가도 문만 열고 무언가 한마디 던지고는 가버린다. 간병 소임을 보는 사람까지도 방 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마지못해 문 앞에 죽 한 그릇 밀어 넣고 가 버린다. 그래서 절에서는 상여가 나가면 그때에야 “그 사람 언제 아팠던가.”라고 한다는 말이 전해 온다. 참으로 모진 생각을 하지 않으면 중노릇하기 어렵다. 어쩌면 이 맛에 중노릇을 하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아프면 슬픈 생각만 더 들게 마련이다.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온갖 번뇌가 다 일어난다. 성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측은할 분이다. 달리 어떻게 할 길은 없다. 알고 보면 누구나 이 몸뚱이 무상하기는 일반이다. 모두가 머지않아 다 경험한 일이다. 그래서 노스님이 석벽에 새겨 두어 총림에다 경고문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제행무상 / 법만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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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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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덕화 법우님,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경전의 말씀은 내일(일요일) 아침방송에서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리며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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