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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스님이 가려 뽑은 불교명구 365-290
普德華 2020-04-14 21:36:32, 조회 : 1,156, 추천 : 0
백 년의 세상사 허공 꽃의 일이며
한 조각 몸과 마음, 물에 어린 달과 같네.
만중산 깊고 깊은 곳에 외로이 살며
길고 긴 한낮에 솔문을 닫아 걸고 가만히 앉아 있네.

百年世事空花裏 一片身心水月間
백년세사공화리 일편신심수월간
獨許萬山深密處 晝長趺坐掩松關
독허만산심밀처 주장부좌엄송관

   -감산덕청


  인생사를 생각해 보면 실로 손안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 설사 백년을 산다 해도 꿈이요, 환영이다. 아침 이승이요, 저녁연기다. 눈에 병이 나면 멀쩡한 허공에서 꽃이 쏟아지는 것을 본다. 세상사가 그와 같다. 한 조각 몸과 마음은 물에 비친 달그림자와 같다. 헛것을 보며 헛것으로 산다. 그야말로 물거품이요번갯불이다.

인생이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가. 바람직한 것이야 있을 수 없겠지만, 홀로 만중산 깊은 곳에서 긴긴 한낮을 가만히 앉아 없는 듯이 살아간다. 물에 비친 달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흔적 없이 없는 듯이 살 뿐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허망한 인생사에 가장 가깝고 가장 맞게 사는 길이다.



  허공 / 지범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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