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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스님의 증도가 강의-005
普德華 2020-09-06 09:18:28, 조회 : 1,145, 추천 : 0
법신각료무일물
法身覺了無一物이요
법신의 실상을 깨닫고 나니 아무것도 없고

부처님께서는 항상 상황을 살피고 청중의 수준을 살펴 가르침을 설파하셨습니다. 이것을 방편설(方便設)이라 합니다. 수준별 학습인 셈 이지요.그래서 가장 상식적인 불교, 즉 초급에서는 무명(無明)과 불성(佛性), 번뇌(煩惱)와 열반(涅槃), 망심(妄心)과 진심(眞心) 등을 구분해 어느 하나는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어느 하나는 추구해야 할 대상으로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 증도가는 청중을 고려한 말씀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영가대사께서 큰 깨달음을 얻고 그 터지는 감흥을 이기지 못해 자신의 경지를 마음껏 노래한 것입니다. 그래서 쉽게 들을 수 없는 참으로 희유한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이 몸뚱이가 그대로 법신(法身)인 줄을 깨달으면 ‘무일물(無一物)’, 한 물건도 없다고 했습니다. ’한 물건도 없다‘는 것은 법신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전부가 법신이라는 뜻입니다. 망상에 사로잡혀 실체가 있다고 여겼던 것들이 몽땅 그림자처럼 본래 실체가 없었다는 것이지, 실재하던 무엇 무엇이 깡그리 없어졌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당송 팔대가(八大家) 중 동파거사(東坡居士) 소식(蘇軾)이란 분이 있습니다. 그 소동파가 동림상총(東林常總) 선사를 만나 무정설법(無情說法)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설법이란 보통 감정이 있는 사람의 말씀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상총 선사께서 소동파에게 유정(有情)인 사람뿐 아니라 무정(無情)들, 저 산의 나무와 바위들까지도 모두 법을 설한다고 한 것입니다. 소동파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 겁니다. 그래서 골똘히 생각에 잠겨 산길을 걷다가 지축을 뒤흔드는 폭포수 소리에 놀라 무정설법의 도리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때 상총 선사께 올린 시가 있습니다. 소동파의 오도송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입니다.

溪聲便是廣長舌  山色豈非淸淨身
계성변시광장설  산색기비청정신

夜來八萬四千偈  他日如何擧沙人
야래팔만사천게  타일여하거사인

시냇물의 소리가 곧 부처님의 설법이요
산의 빛깔이 어찌 청정법신이 아니리오
밤새 들려주신 팔만사천의 게송을
훗날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까요?

부처님의 32상 가운데 광장설상(廣長舌相)이 있습니다. 부처님은 혀가 두툼하고 길어서 내밀면 이마에 닿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는 풍부하고 끝이 없었던 부처님의 설법을 표상한 것이기도 합니다. 또 옛날 인도에서는 논쟁할 때 혀를 내미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진실만을 말한다는 뜻이랍니다. 부처님은 진실을 드러낸 분입니다. 소동파가 깨닫고 보니, 시냇물 소리가 곧 풍부하고 끝없는 부처님의 설법이더라는 것입니다.

진리가 어찌 소리로만 표현되겠습니까? 그래서 울긋불긋 세월따라 끝없이 변화하는 산천초목(山川草木)의 모습이 어찌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 아니겠냐고 했습니다. "환영처럼 헛된 몸이 곧 법신"이라 하고, "법신을 깨닫고 보니 이 세상 무엇 하나 법신 아닌 것이 없더라"고 노래한 영가대사와 딱 맞아 떨어집니다.

밤사이 쉬지 않고 들려온 물소리를 수량으로 따진다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래서 그것을 부처님의 한량없는 설법을 표현하는 말인 '팔만사천법문(八萬四千法門)'에 빗대어 팔만사천의 게송이라 한 것입니다.

참 기가 막힌 이야기지요. 모든 소리가 부처님의 설법이고, 산천초목이 그대로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인 이 이치를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설령 구구절절 친절하게 설명한다 하더라도 과연 누가 쉽게 믿고 이해하겠습니까? 그래서 소동파도 마지막 구절에서 "훗날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해야할까요?" 했습니다. 소동파 역시도 무명의 참 성품이 곧 불성이고, 환영처럼 헛된 몸이 곧 법신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최고 경지입니다.

신청곡 : 사랑해요 부처님(해성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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