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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게시판

 무비스님의 증도가 강의-008
普德華 2020-09-12 09:20:41, 조회 : 1,099, 추천 : 0
제2강 證實相無人法(증실상무인법)

증실상무인법
證實相無人法하니
실상을 증득하니 나와 남의 분별이 없어지고

찰나멸각아비업
刹那滅却阿鼻業이라
찰나 사이에 무간지옥의 업이 사라지네.

약장망어광중생
若將妄語광(言狂속일광)衆生인댄
만약 거짓말을 가지고 중생을 속인다면

자초발설진사겁
自招拔舌塵沙劫이로다
영원히 발설지옥에서 사는 업보를 자초하리라.

돈각료여래선
頓覺了如來禪하니
여래선의 높은 경지를 순식간에 깨닫으니

육도만행체중원
六度萬行體中圓이라
육도만행을 닦아 얻어지는 공덕이 마음 안에 다 있네.

몽리명명유육취
夢裏明明有六趣나
꿈속에서는 분명하고 분명하게 육취가 있으나

교후공공무대천
覺後空空無大千이라
꿈을 깨고 나면 텅텅 비어 온 세상이 하나도 없네.


증실상무인법
證實相無人法하니
실상을 증득하니 나와 남의 분별이 없어지고

'인(人)'은 주관(主觀)을 말하고, '법(法)'은 객관(客觀)을 말합니다. 실제로는 인식의 주체도 인식의 대상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증득해야 할 실상, 우리가 깨달아야 할 실상(實相)은 무엇일까요? 앞에서 "무명이 그대로 불성이고, 환상처럼 나타난 헛된 몸이 그대로 법신이다" 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실상입니다. 이 사실을 증득하면 주관이니 객관이니, 나니 너니, 무명이니 해탈이니 하며 차별하고 분별할 것이 본래 없다는 것입니다.


찰나멸각아비업
刹那滅却阿鼻業
찰나 사이에 무간지옥의 업이 사라지네.

‘아비업(阿鼻業)’은 아비지옥(阿鼻地獄), 즉 무간지옥(無間地獄)에 떨어질 중대한 악업을 말합니다. 실상을 증득하면 그런 중죄마저 한 찰나에 완전히 없애버린다고 했습니다. 왜 이런 말씀을 하셨는가? 아비지옥에 떨어질 업이 어디서 생겼겠습니까? 모든 업(業)은 주관과 객관을 나누고, 나와 너를 나누는 분별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거기서 온갖 차별이 벌어지고, 번뇌망상의 자욱한 먼지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도 있고, 축생도 있고, 천당도 있고, 지옥도 있고, 온갖 것들이 다 있게 된 겁니다.

실상을 증득하면 어떻게 되는가? 주관이니 객관이니, 주체니 대상이니, 나니 너니 하는 차별상이 없어져 버립니다. 그러면 분별과 차별상 위에서 건립했던 업도 따라서 없어져 버립니다. 뿌리가 없어지면 줄기와 가지가 따라서 없어지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무간지옥에 떨어질 업만 사라지는가? 어떤 업이건 다 사라져 버립니다. 실상을 깨달으면 주관과 객관만 없는 것이 아니라, 중생과 부처라는 차별마저 없습니다. 그렇게 차별심이 없으면 죄업(罪業)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불업(佛業)과 보살업(菩薩業)도 없어집니다. 차별을 바탕으로 일어났던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비지옥에 떨어질 업을 찰나에 없애 버린다고 한 것입니다.

『천수경』에 이런 게송이 있습니다.

죄무자성종심기 심약멸시죄역망
罪無自性從心起 心若滅時罪亦亡

죄망심멸양구공 시즉명위진참회
罪亡心滅兩俱空 是則名爲眞懺悔

죄는 자성이 없고 마음에서 일어나니
마음이 소멸할 때 죄도 따라 없어진다.
죄가 없고 마음 소멸해 둘 다 공하면
이것을 일러 진정한 참회라 한다.

존재건 현상이건 일체는 인연 따라 일어난 것이고, 인연 따라 일어난 것은 자체의 성품이 없습니다. 죄(罪)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죄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면, 마음은 실재하는가? 느끼고 알고 기억하고 판단하고 추리하는 등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이것이 마음이다’ 할 실체를 찾을 수 가 없습니다. 우리의 능력이 부족해서 마음의 실체를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도 찾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마음입니다. 왜 그런가? 원래 공적(空寂)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공적한 마음, 실체가 없는 마음으로부터 일어난 죄가 어찌 자성(自性)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마음이 본래 저성이 없는 것이었음을 깨달으면 죄 역시도 사라진다’한 것입니다.

중도에 입각해 바라보면 죄도 그 죄의 바탕이 된 마음도 물에 비친 달그림자와 같은 것입니다. 공(空)이라 표현했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다, 전혀 무의미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공을 그런 방식으로 이해하면 “죄의 성품이 본래 공한데 참회할 필요가 뭐가 있냐?”고 할 수 있습니다. 그건 단멸공(斷滅空), 즉 단견(斷見)에 사로잡힌 것이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공과 중도를 올바로 이해한 것은 아닙니다.

온갖 죄를 자행하고도 한 점 죄책감마저 품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을 어디에다 쓰겠습니까? 부끄러움도 모르는 철면피들이 천하를 횡행하는 무법천지를 만들자고 부처님께서 고구정령 공(空)을 설하고 무자성(無自性)을 설하신 것이 아닙니다. 오직 고통스러워하는 중생과 그런 중생으로 가득 찬 세상을 구제하시고자 자비심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이런 부처님의 의도를 파악해야 진정한 참회입니다. 지금 영가 스님께서 “아비지옥에 떨어질 업도 한순간에 없애버린다”고 표현하신 것도 『천수경』의 말씀과 똑같습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먼저 바른 견해[正見(정견)]을 세워야 합니다. 팔정도에서도 정견(正見)이 제일 앞에 나옵니다. 연생연멸(緣生緣滅)하는 존재의 실상을 중도(中道)의 관점에서 봐야 하고,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모든 현상을 중도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고, 인생 만사를 중도의 관점에서 영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 실상을 파악해 중도에 입각해 바라보고 이해하고 행동하면 그것이 곧 온갖 번민과 다툼을 해소하는 지름길이고, 해탈과 열반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신청곡 : 참회(법만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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