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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스님의 증도가 강의-012
普德華 2020-09-18 15:29:49, 조회 : 984, 추천 : 0
비래진경미증마
比來塵鏡未曾磨러니
예전에는 때 묻은 거울을 미처 닦지 못했었는데

여태 마음에 낀 번뇌의 때를 벗겨낸 적이 없었다. 벗겨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거울[경 (鏡)]’은 마음을 비유합니다. 거울에 때가 잔뜩 끼면 아무것도 비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마음에 번뇌의 때가 가득하면 세상이 바르게 보이지 않고, 지혜도 드러나지 않습니다. 옛날에는 구리의 면을 곱게 갈아서 거울로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간다[마(磨)]’는 표현을 쓴 것입니다. 불법을 배우는 것, 마음을 닦는 것, 수행을 거울을 가는 것에 비유합니다.

선종 제5종 홍인대사(弘忍大師)께서 의발을 전할 사람을 찾았을 때, 당시 교수사(敎授師)로 있던 신수(神秀) 스님이 회랑에다 이런 게송을 썼습니다.

신시보리수 심여명경대
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시시근불식 물사야진애
時時勤拂拭 勿使惹塵埃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마음은 맑은 거울이라
때때로 갈고 닦아서
때가 끼지 않도록 하라.


금일분명수부석
今日分明須剖析
오늘에는 분명하게 거울을 쪼개어 버렸네

신수 스님의 견해에 따른다면 수행의 완성이란 거울에 낀 때를 완전히 벗겨내는 것. 마음에 낀 번뇌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오조대사 회상에서 행자의 신분으로 있던 육조 혜능(慧能) 대사는 신수대사의 게송 곁에다 이런 게송을 남겼습니다

보리본무수 명경역비대
菩리本無樹 明鏡亦非臺

본래무일물 하처야진애
本來無一物 何處惹塵埃

보리라는 나무 본래 없고
밝은 거울 역시 틀이 아니네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디에 때가 끼리오

이는 신수대사의 견해를 전면 부정한 것입니다. 거울, 즉 마음 자체는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때가 끼니 마니를 논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영가 스님의 말씀도 육조대사의 견해에 따라 해석해야 옳습니다. 앞의 ‘때 묻은 거울[塵鏡(진경)]’이라는 표현 때문에 ‘수부석(須剖析)’을 ‘때를 닦아냈다’로 새기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해석입니다. “밝은 거울 역시 틀이 아니라”고 한 육조 스님의 견해와 마찬가지로 “거울 자체가 아예 없어졌다”로 해석 해야 영가 스님의 뜻에 맞습니다.

영가 스님이 깨닫기 전에는 마음이라는 거울이 있고 거기에 때가 잔뜩 끼었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를 여태 닦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분명하게 그 거울마저 쪼개 버렸다는 것입니다.

신청곡 : 구름 흐르나 하늘은(홍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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