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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스님의 증도가 강의-097
普德華 2021-02-15 14:04:29, 조회 : 994, 추천 : 0
불시산승영인아
不是山僧逞人我라
산승이 아상 인상을 드러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산승(山僧)’은 영가 스님 자신을 지칭한 것입니다. ‘인아(人我)’는 아상(我相)과 인상(人相)을 말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나와 너를 나누고 나와 너를 겨뤄서 내가 잘났는지 네가 잘났는지 가려보자는 것이 아니다. 즉 내가 잘난 척하려고 이러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행이란 이름으로 많은 것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영가 스님 자신도 그랬고요. 그렇게 전 생애를 다 바쳐 애를 쓰고도 목적을 성취하지 못해 그 노고와 희생이 허사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그래서 엉뚱한 길을 가는 자들을 보면 깨우쳐지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깨달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무한한 자비심(慈悲心)입니다.

부처님 경전과 조사 스님의 어록이 수없이 많지만 영가 스님처럼 이렇게 자신의 심정을 격정적으로 표현한 어록도 흔치 않습니다. 이런 구절에서도 영가 스님의 당당하고 솔직하신 성격이 은연중에 드러납니다.


수 행 공 락 단 상 갱
修 行 恐 落 斷 常 坑 이로다
수행하는데 단견과 상견의 구덩이에 떨어질까 염려해서니라

불범을 만나 불교를 좋아하고, 불교를 믿고,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은 모두 수행자입니다. 그런 수행자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입니다. 이런 견해에 빠지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구덩이 ‘갱(坑)’ 자를 쓴 것입니다.

우리가 존재라 부르는 것들은 모두 생멸(生滅)합니다. 사람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는 “누가 죽었다”고 말합니다. 이럴 때 “죽었다면 누구는 더 이상 없다”고 여기는 것이 단견(斷見)입니다. 또 반대로 “죽었어도 누구는 여전히 있다”고 여기는 것이 상견(常見)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에서 보면 이 두 가지 모두 치우친 견해입니다. 이는 연기(緣起)하는 실상을 보지 못하고 특정한 모습에 집착하여 “있다”, “없다”고 고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변견(邊見), 즉 극단적 견해라 합니다.

삶이란 연기연멸(緣起緣滅)의 연속입니다. 그 어간에서 무언가 “있다”고만 집착해서도 안 되고, 무언가 “없다”고만 집착해서도 안 됩니다. 이 순간 우의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손에 잡히는 것이 뭐가 있습니까?. 마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습니다. 영화를 볼 때 실감납니다. 그래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연 무엇을 보고 웃고 울었습니까? 그냥 빛과 그림자일 뿐입니다.

울고 웃는 우리 인생살이도 그처럼 한바탕 연극이나 꿈과 같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없다고만 해서도 안 됩니다. 스크린 속에는 실제로 사람도 자동차도 건물도 없지만 빛과 그림자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고 인생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연의 마술을 통해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삶입니다. 수행자라면 모름지기 존재의 실상을 바로 보고 중도적 삶을 살아야지, 단견과 상견에 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팔정도(八正道)의 첫 번째가 정견(正見)입니다. 정견이 곧 중도적 견해, 중도적 안목입니다. 강을 따라 내려가는 배가 있습니다. 그 배는 이쪽 언덕에도 저쪽 언덕에도 걸리지 않아야 목적지에 닿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 언덕이건 걸리면 그 배는 목적지에 닿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두 언덕 모두 배에게 장애가 되니 없애 버려야 하는가? 언덕을 허물어 버리면 물을 가두지 못하니. 또 배가 목적지에 닿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중도입니다.


신청곡 : 기도하세요(한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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