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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3 15:22:08, 조회 : 1,006,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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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제7분, 얻음도 없고 설함도 없다(無得無說分)
‘무득무설無得無說,얻음도 없고 설함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실로 참다운 성품, 참다운 진리는 본래 텅 비어서 일체 상과 일체 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얻을 것도 없고 할 말도 없습니다. 그러니 주고받을 일인들 있겠습니까? 본래 이와 같은 이치라면 무엇이 깨달음이며 무엇이 설법이겠습니까.
지혜로운 사람들은 일단 모든 차별과 분별의 근본이 무위법임을
알고, 얻음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얻음[得]이란 무엇인가? 불교에서는 부처님께서 6년 고행 끝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인 최상의 깨달음을 얻었다’ 또는 ‘성도했다’ ‘견성했다’ ‘오도했다’라는 표현을 합니다. 그것이 곧 득得입니다. 금강경을 공부하면서 ‘아, 이것이었구나’ 하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고 얻어가는 것이 많습니다. 그것도 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불자들은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사실을 가지고 성도
재일을 기념합니다. 그런데 부처님 본인은 ‘아니야, 얻음이 없어[無得]’라고 합니다. 또한 부처님께서는 팔만대장경을 설하셨으면서도 ‘설한 것이 없다[無說]’고 했습니다. 금강경에 의하면, 상은 병이 되고, 인생을 어둡게 하고, 힘들게 하고 관계를 나쁘게 하니 어떤 경우의 상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철저히 자기를 비우고, 관념을 떠나고, 상을 없앤 금강경의 종지에 딱 맞는 내용입니다.
고정된 실체로서의 법은 없다
수보리須菩提야 어의운하箊意云河오 여래如來가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야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 여래如來가 유소설법야有所說法耶아 수보리언須菩提言하사대 여야해불소설의如我解佛所說義컨댄 무유정법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無有定法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며 역무유정법여래가설亦無有定法如來可說이니다
“수보리야,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래가 최상의 깨달음을 얻었는가? 또 여래가 설법說法한 바가 있는가? 수보리가 사뢰었습니다.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하기에는 고정된 그 무엇으로써 최상의 깨달음이라고 할 것은 없습니다. 또한 고정된 그 무엇으로써 여래께서 설법하신 것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두 가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는가’,‘설법한 것이 있는가’를 물었습니다. 불교의 재산은 첫째,깨달음을 얻은 것이 큰 재산이고,둘째, 팔만대장경이라 하는 광대한 설법이 큰 재산입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은 인류사에 가장 큰 사건이요, 부처님께서 남긴 말씀은 인류문화유산 중에서 최고의 걸작이라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일체 얻은 것도 없고 설한 것도 없다 하셨습니다. 작은 공덕을 짓고 알량한 봉사를 하고서도 온갖 상을 내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로 벼락과도 같은 가르침입니다.
부처님께서 그 모든 희생을 치르고 얻어낸 것에 대해서 당신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셨는지를 살피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야 할지 답이 나옵니다. 사실 부처님의 말씀은 우리 마음에 안 드는 것도 많습니다. 자꾸 자랑하며 상을 내고 싶은데, 상 내지 말라고 얼마나 강조하십니까? 그런데 본질을 꿰뚫어보면 상相을 낼 게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포기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든지 소중하게 생각하고 행하되, 집착을 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부처님께서는 수보리에게 질문함으로써 우리 마음속 깊이 스며들 때까지 일깨워주시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질문에 수보리가 아주 겸손하게 대답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화의 기술이 외국인에 비해 떨어진다고 하는데, 수보리처럼 ‘제가 이해하기에는...’이라고 하면서 말문을 열어도 대화가 잘 될 것입니다.
아무튼 여래가 설한 것이 있느냐는 부처님의 질문에 수보리라는 무유정법無有定法이라 하였습니다. 최상의 깨달음이라고 이름할 만한 고정된 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스님들이 금강경 공부를 한창 재미있게 할 때 아주 잘 쓰는 말이 이 무유정법입니다. 어느 스님이 무슨 말을 강력하게 주장하면 “무유정법인데,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냐...”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박장대소하곤 합니다. 이렇게 자기 유리한 대로, 아전인수 격으로 말하면 안 되지만, “고정된 실체로서의 법은 없다.”는 이 말씀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금강경을 애지중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금강경 역시 응병여약 應炳與藥, 병에 따라서 약을 베푸는 것, 그 병을 앓는 사람에게만 그 약방문이 필요한 것입니다. 서구의학에서는 똑같은 감기약을 줍니다만, 동양의학에서는 감기약을 지을 때도 환자의 나이, 성별, 평소 어떤 음식을 즐겨 먹는지, 주거환경은 어떤지 일일이 따져서 그 사람에게 딱 맞는 약을 지어줍니다. 마찬가지로 부처님 설법도 사람에 따라서 다 다릅니다. 똑같은 문제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 지식, 습관, 성격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앓고 있는 병이 다 달라서 부처님께서는 일대일로 설법하셨고, 그래서 `팔만사천대장경이라 불리는 수많은 경전이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어떤 고정된 법으로써 설하신 것은 없다.” 고 말하는 수보리의 수준도 상당합니다. 어떻게 감히 제자가 부처님의 법에 대해서 함부로 단언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자기의 견해에 대해서 자신감이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신청곡 : 모두가 부처모습(송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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