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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스님 新금강경 강의-053
普德華 2021-07-30 18:09:00, 조회 : 932, 추천 : 0
금강경 제 30분, 하나로 된 이치의 모습(一合理相分)

일합이상이란 하나로 뭉쳐진, 하나로 통일된 이치의 모습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서는 가장 작은 먼지와 가장 큰 삼천대천세계라는 표현을 썼는데, 가장 작은 것과 큰 것에 대한 실상을 파악해 내는 내용입니다.

삼천대천세계는 작은 미진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세계는 실존하는 한 덩어리라고 할 수도 없고, 미진이라고 할수도 없습니다. 세계도 미진도 근본은 텅 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체만유가 또한 턴 빈 것입니다. 만유의 본질인 이치와 밖에 나타난 현상의 관계도 마치 미진과 세계의 관계와도 같습니다. 相(상)이 곧 이치이며 이치가 곧 상입니다. 법신과 화신의 관계 또한 그러합니다. 법신이 곧 화신이며 화신이 곧 법신입니다. 그러나 법신과 화신은 같다고 할 수 없으며, 다르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고 집착할 일이 아닙니다. 한 덩어리인 세계의 본질과 현상은 하나도 아니며 여러 개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불교는 모든 것을 緣起(연기)로 봅니다. 우리 육신도 지.수.화.풍 사대와 오온이 화합하여 이루어졌고,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도 인연이 합해져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세상 만물이 수 많은 분자와 원자가 합해져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현대 물리학자들이 증명해 내었습니다. 물리학자들은 물질의 최소단위를 쿼크라고 명명하였는데, 그것조차도 어떤 고정 불변한 하나의 독립된 물질이 아니라 분석할 수 없어서 그렇지 합해진것음을 입증하였습니다. 그렇듯 우리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은 전부 一合(일합), 하나로 합해진 것입니다.

먼지도 역시 無相(무상), 空(공)한 것이고, 그 먼지가 한 덩어리로 합해져 형성한 지구, 우주도 역시 공하고 무상한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드린, "금강경은 無相爲宗(무상위종)이다."라는 것을 놓치면 안됩니다. 인연에 의해서 합해져서 한 덩어리가 되어 어떤 형체를 이룬다고 해도 그것은 그대로가 공입니다(當體卽空). 모든 것을 당체즉공으로 보는 것이 보살의 안목입니다. 지.수.화.풍 사대와 오온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나하나 분석해서 보는 것을 分析空(분석공)이라고 하는데, 이는 성문.연각의 소견입니다. 보살은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사랑하는 가족, 친지, 일체사를 당체즉공으로 압니다. 그래서 집착하지 않고 더욱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봉사합니다. 자기 자신부터 공하다는 것은 알기 때문에 남김 없는 보살행, 머묾없는 훌륭한 보살행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그저 이름일 뿐

수보리須菩提야 若善男子善女人이 이삼천대천세계以三千大千世界로 쇄우미진碎爲微塵하면 어의운하於意云何오
시미진중是微塵衆이 영위다부寧爲多不아
수보리언須菩提言하사대 심다甚多니다 세존世尊이시여 하이고何以故오 약시미진중若是微塵衆이 실유자實有者인댄 불佛이 즉불설시미진중卽不說是微塵衆이니 소이자하所以者何오 불설미진중佛說微塵衆이 즉비미진중卽非微塵衆일새 시명미진중是名微塵衆이니다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아주 작은 먼지를 만들었다면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작은 먼지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수보리가 말씀드렸다.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만약이 작은 먼지들이 진실로 있는것이라면 부처님께 서는 곧 작은 먼지들에 대해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을것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작은 먼지들은 곧 작은 먼지들이 아니고, 그 이름이 작은 먼지들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산 하나를 부수어서 먼지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아니 흙 한 주먹만 가지고 먼지를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그 숫자가 어마어마할텐데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서 먼지를 만들었다면 그 숫자가 얼마나 많겠습니까?

앞에서 수없이 나왔지만, 미진(가는 먼지)은 미진이 아니라 이름이 미진이라는 즉비卽非의 논리입니다. 부처님께 서 설하진 미진이 미진이 아니므로 이 이름이 미진입니다. 미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먼지 같은 것이야 있다고 해도 괜찮지 않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철저히 없음으로 해서 미진이 살아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미진무상微塵無相입니다. 이 세상 모든것이 그저 이름일 뿐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먼지부터 가장 큰 삼천대천세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무상이고 공한 것임을 아는 것이 중도中道입니다.

집착하지 않으면 관계가 좋아진다

세존世尊이시여 여래소설삼천대천세계如來所說三千大千世界가 즉비세계卽非世界일새 시명세계是名世界니 하이고何以故오 약세계若世界가 실유자實有者인댄 즉시일합상卽是一合相일새 시명일합상是名一合相이니다
수보리須菩提야 일합상자一合相者는 즉시불가설卽是不可說이어늘 단범부지인但凡夫之人이 탐착기사貪著其事니라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삼천대천세계도 곧 세계가 아니고, 그 이름이 세계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세계가 진실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곧 하나로 된 모습입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하나로 된 모습이란 곧 하나로 된 모습이 아니고 그 이름이 하나로 된 모습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야, 그 하나로 된 모습이라는 것은 실은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인데 다만 범부들이 그것에 대하여 탐하고 집착하기 때문이니라.”

이번에는 미진을 삼천대천세계 또는 세계라는 낱말로 바꿔놓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지구가 어떻게 생겼느냐고 물으면 지구는 둥글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둥글다는 것을 못 느낍니다. 천문학자들이 측정한 결과 둥글다고 하니까 그런 줄 알 뿐입니다. 땅은 평평하고 낮은 곳으로 강물도 흐르고, 바다도 있고 높은 산도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둥글어 보이지 않습니다.

둥글다고 할 때는 둥글다고 할 만한 조건이 되었을 때만 둥근 겁니다. 덮어놓고 둥글다고 하면 틀린 겁니다. 우리가 이야기를 할 때도 우리에게 문제되는 것만 문제시해야 됩니다. 이는 아주 중요한 말입니다. 문제 되는 것도 아닌 것을 계속 문제시하고, 문제를 가정해 놓고 이럴 경우 어떻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천문학자는 지구가 둥글다고 하겠지만, 우리 보통 사람에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눈에 비친 현상, 이 모습 이대로 지구입니다. 둥근 것이 둥근 것이 아니라 이 이름이 둥근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지구도 그렇고 세계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편의상 그렇게 이름을 붙였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에 속지 말고 이름에 집착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실로 있다는 것은 고정된 모습, 한 덩어리로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끊임없이 변합니다. 천문학자의 입장에서 지구 밖에서 지구를 바라봤을 때는 지구는 둥급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에게 지구는 평평하게 보입니다. 그런데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도 끊임없이 변하는 겁니다. 한 순간도 그냥 있지 않습니다. 실로 고정된 것이 없습니다. 즉비일합상, 한 덩어리의 고정된 모습은 일합상이 아니라는 말씀이 또 나옵니다.

“하나로 된 모습이라는 것은 실은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인데 다만 범부들이 그것에 대하여 탐하고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범부는 성인의 반대말로서 우리 모두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성인이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범부는 어리석고 미혹에 빠진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미혹에 빠지고 어리석어서 모든 존재의 실상을 실상대로 꿰뚫어보지 못하는 사람이 금방 깨질 유리 그릇을 영원한 것처럼 알고 탐착한다고 합니다. 자기가 아는 만큼 거기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큰 것은 큰 것대로, 작은 먼지는 작은 먼지대로 우리 머릿속에 와 있습니다. 보통 범부의 소견으로는 무엇이든 머리에서 지우기가 힘듭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일체가 인연으로 잠깐 뭉쳐져 있을 뿐인데, 우리는 그것을 탐착합니다. 예를 들어서, 낯선 사람 10여명이 일정 기간 같은 곳에서 생활하게 되었다고 칩시다. 그러면 고향, 출신학교, 성姓, 취미, 종교 등의 공통점을 찾아내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시킵니다. 그것도 일합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지구도 먼지들이 뭉쳐져서 형성되었고 우리 육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부처님 입장에서 보면 텅 빈 것인데, 범부들은 자기하고 가까운 사람은 탐착하고, 공통점이 부족하여 덜 가까운 사람은 배척합니다.

탐착하든 배척하든 고통이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금강경에서는 자꾸 지우고 비우라고 하는 것입니다. 앞에서부터 별별 것을 다 지워 오다가 여기에서는 작은 먼지도 지우고 가장 큰 삼천대천세계도 지우라고 합니다. 그럴 때 우리 마음속의 온갖 번뇌 망상, 이런 고집, 저런 주의주장,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지워집니다. 내가 옳다는 것이 얼마나 알량한 일인지 모릅니다. 옳음의 실체도 없고 정말 옳은 것도 아닙니다. 그저 자기 좁은 소견에서 옳게 보일 뿐이지 실로 옳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듯 좁은 소견을 지워버리고 집착을 깨뜨려 버린다면 먼저 자신이 시원해집니다. 해방감이 충만할 겁니다. 옆 사람도 ‘아, 저 사람이 그런 고집에서 벗어났다, 그런 집착이 이미 없어졌다’며 좋아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와 상대방이 서로 세우고 있던 날이 없어져 버립니다. 이러한 이치를 알게 되면 인간관계가 좋아지는 것입니다.

지구가 있고 없고, 먼지가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인간관계에서 자기 소견, 주의주장, 자기 고집을 한 번 생각하고 두 번 생각하다 보면 마음 심자가 떨어져서 모양 상자가 되고, 그것이 하나의 구체적인 현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금강경에서는 생각 상자를 쓰지 않고 모양 상자를 씁니다. 우리 몸을 예를 들어 봅시다. 간은 부드러워야 하는데, 염증이
생기거나 굳어지면 간경화가 되어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사람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잠깐 나쁘다고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흐를수록 구체화되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완전히 굳어집니다.

그 사람과 아무 상관없이 내 머릿속에서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게 큰 병이라는 겁니다. 부처님은 금강경을 통해서 우리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상병을 깨뜨려주십니다.

그러다보니 금강경에서는 이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불교에서 중요하다는 용어를 전부 끌어다가 계속 깨뜨리는 수고를 하는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이 오로지 우리 마음속, 인간관계에서 잘못 인식되어 있는 상념, 이미 덩어리로 굳어져가는 관념을 과감하게 깨뜨린다면 금강경을 공부한 보람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신청곡 : 무소의 뿔처럼(심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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