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향을 쌌던 잎사귀입니다. 지금은 비록 버려졌지만 향내는 여전합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걸어가시는데 끊어진 새끼줄 토막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그것은 무엇에 쓰였던 새끼줄인가?"
“이 새끼줄에서 비린내가 나는 것으로 보아 생선을 묶었던 새끼줄인 것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물건이든 본래는 깨끗하지만, 모두 인연을 따라 죄와 복을 일으킨다. 현자를 가까이하면 도道의 뜻이 높아지고, 어리석은 이를 벗하면 재앙이 온다. 그것은 마치 향을 쌌던 잎사귀에서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묶었던 새끼줄에서는 비린내가 나는 것과 같아서 차츰 물들어 친해지면서도 사람들은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원한은 원한에 의해서는 풀리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원한은
원한에 의해서는 결코 풀리지 않고,
원한을 버림으로써 풀린다.
이것은 영원한 진리다.
우리들이 여기서 죽는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로 인해 싸움을 그친다.
<두 선사의 우정>
유배 생활을 하던 대혜선사大意禪師가 황제의 은혜를 입어 북쪽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마침 육왕사育王寺에 주지 자리가 비어있어서 굉지선사宏智禪師가 그를 그곳 주지로 천거했다. 굉지는 대혜가 오면 대중이 많아져 반드시 식량이 바닥날 것임을 미리 알고 소임자에게 이렇게 일러두었다.
“그대는 나를 위해 한 해 예산을 서둘러 준비하고 창고의 일용품은 모두 두 배로 비축해두도록 하시오."
소임자는 분부대로 했다. 이듬해 과연 대혜가 오니 대중이 천 명을 넘어 얼마 안 돼서 창고가 바닥이 났다. 그리하여 대중은 갈팡질팡하고 대혜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이에 굉지가 쌓아두었던 물품을 모조리 꺼내서 도와주니 모든 대중이 구제를 받았다. 대혜는 굉지를 찾아가 감사 인사를 건넸다.
“옛 부처가 아니면 어떻게 이와 같은 역량이 있겠습니까?"
하루는 대혜가 굉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우리 두 사람 다 늙었소. 그대가 부르면 내가 대답하고, 내가 부르면 그대가 대답하다가 하루라도 먼저 죽는 사람이 있으면 남은 사람이 장례를 치러주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