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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2일(화) 아침방송법문 : “한 걸음 늦추면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眞虛性宗 2026-09-22 07:46:43, 조회 : 14, 추천 : 0
불기 2570년 9월 22일(화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 “한 걸음 늦추면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은 “한 걸음 늦추면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우리는 하루를 시작하면서부터 참 바쁘게 움직입니다. 눈을 뜨자마자 오늘 해야 할 일을 떠올리고,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서두르며, 무엇인가 하나를 끝내기도 전에 벌써 다음 일을 걱정합니다.

이렇게 살아가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 분명 많은 일을 했는데 마음에는 만족보다 피로가 남고, 열심히 살았는데도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바빴는지 허전할 때도 있습니다.

사람은 바쁠수록 눈앞의 일만 보게 됩니다.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지고,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놓치기 쉽습니다.

아침마다 함께 밥을 먹는 가족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늘 곁에 있는 배우자의 수고를 당연하게 여기며, 부모님의 목소리가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사실도 어느 날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건강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이 피곤하다고 신호를 보내는데도 “조금만 더 해야지” 하며 무리하고, 마음이 지쳐 있는데도 괜찮은 척 버티다가 어느 순간 크게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한 걸음 늦춘다는 것은 일을 하지 말자는 뜻이 아닙니다. 조금 천천히 움직이면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살펴보자는 뜻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마음을 바르게 살피는 알아차림을 매우 중요하게 가르치셨습니다. 몸의 움직임을 알고, 마음의 상태를 알고, 지금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 수행의 중요한 시작입니다.

우리가 서두르면 알아차림이 약해집니다. 화가 올라오는 것도 모르고 말을 먼저 해버리고, 서운한 마음을 살피기도 전에 상대를 탓하며, 욕심이 커지는 줄도 모르고 계속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됩니다.

그러나 잠시 멈추어 호흡 한 번 바라보면 달라집니다. 화를 내기 전에 “지금 내가 화가 났구나”하고 알 수 있고, 말을 하기 전에 “이 말이 상대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하고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 짧은 멈춤 하나가 다툼을 막아주기도 하고, 후회할 말을 삼키게 하기도 하며, 오래된 관계를 지켜주기도 합니다.

법우 여러분, 자동차를 운전할 때도 속도가 너무 빠르면 주변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속도를 조금 늦추면 길가의 나무도 보이고, 들판의 모습도 보이며, 지나가는 사람의 표정도 보입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너무 빨리 가려고만 하면 목적지만 바라보게 되고, 그 길에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과 작은 행복을 놓치기 쉽습니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조금 늦추어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식이 내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는다고 조급해하면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고, 기다려주기보다 다그치게 됩니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면 자식에게도 자신의 시간이 있고, 실패하면서 배우는 과정이 있으며, 부모가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인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부부 사이에서도 그렇습니다. 상대에게 서운한 일이 생겼을 때 바로 따지고 들기보다 잠시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면, 내가 몰랐던 상대의 형편과 마음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가까이 들이대고 볼수록 오히려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조금 거리를 두고 천천히 바라보아야 비로소 전체가 보입니다.

요즘 우리는 무엇이든 빠른 것을 좋아합니다. 빠른 인터넷, 빠른 배송, 빠른 성공, 빠른 결과를 원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과 관계와 수행은 빠르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나무 한 그루도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고, 곡식도 씨를 뿌렸다고 다음 날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햇빛을 받고 비를 맞으며 계절을 지나야 비로소 익어갑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게 익어갑니다. 서둘러 답을 내리지 않아도 되고, 오늘 당장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한 걸음 늦추면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보이고, 미워하던 사람의 처지도 조금 보이며, 당연하게 여겼던 가족의 고마움도 다시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오느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내 마음이 보입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하루는 빨리 가는 것보다 제대로 바라보는 데 마음을 두어보십시오.
말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하고, 화내기 전에 한 번 숨을 고르고, 결정하기 전에 한 번 더 살펴보십시오.

한 걸음 늦는 것이 때로는 가장 지혜로운 한 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늦추었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바로 그 속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행복과 감사와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법우 여러분, 한 걸음 늦추면 가장 먼저 달라져 보이는 것이 사람입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너무 빨리 판단할 때가 많습니다. 배우자가 한마디만 해도 “또 저런다.”고 생각하고, 자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왜 저렇게 철이 없을까”하며 금세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나 그 순간 한 걸음만 늦추어 보면 보이지 않던 사정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저 사람도 오늘 힘든 일이 있었을지 모르고, 마음속에 말하지 못한 걱정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속마음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웃고 있어도 아플 수 있고, 무뚝뚝해 보여도 마음속으로는 미안해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빨리 판단하면 상대의 행동만 보고 사람 전체를 평가하게 됩니다. 한 번 실수하면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하고, 한 번 서운하게 하면 “나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단정해 버립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은 조건에 따라 생겨나고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도 언제나 한 가지 모습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화를 낸 사람이 내일은 미안해할 수 있고, 지금 방황하는 자식이 몇 해 뒤에는 누구보다 든든하게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순간의 모습만 보고 그 사람 전체를 판단하지 않는 것이 지혜입니다.

특히 가족 사이에는 이 한 걸음의 여유가 꼭 필요합니다. 가족은 가까운 만큼 기대가 크고, 기대가 큰 만큼 실망과 서운함도 쉽게 생깁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왜 몰라줄까.”
“부모 마음을 왜 이렇게 모를까.”
“평생 같이 살았는데 왜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까.”

이런 생각이 들 때 바로 따지고 들기보다 잠시 늦추어 보십시오.
내가 원하는 대답을 얻는 것보다 관계를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말 한마디를 늦추면 다툼 하나를 막을 수 있고, 화를 한 번 참으면 오래 남을 상처 하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마음이 가라앉은 뒤에 같은 말을 해도 훨씬 부드럽고 정확하게 전할 수 있습니다.

법우 여러분, 한 걸음 늦춘다는 것은 무조건 참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해야 할 말은 해야 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다만 감정이 앞선 상태에서 하는 말과 마음을 살핀 뒤에 하는 말은 전혀 다릅니다. 앞의 말은 상처를 남기기 쉽고, 뒤의 말은 서로 이해할 길을 열어줍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우리는 너무 빨리 결과를 원합니다. 내가 잘해주면 상대도 곧바로 잘해주기를 바라고, 내가 마음을 열면 상대도 바로 마음을 열어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에는 저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오래 기다려야 마음을 열고, 어떤 관계는 오해가 풀리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좋은 인연을 오래 이어가려면 기다려 주는 힘도 필요합니다. 빨리 답을 얻으려 하지 않고, 상대가 준비될 때까지 조금 지켜보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또한 한 걸음 늦추면 내 잘못도 보입니다. 늘 상대만 잘못했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돌아보면 내 말이 너무 날카로웠거나 내 기대가 지나쳤던 것은 아닌지 알게 됩니다.
수행은 남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먼저 내 마음을 보는 일입니다. 상대의 허물을 찾기 전에 내 마음속 욕심과 분노와 고집을 살펴보는 것이 수행의 시작입니다.

법우 여러분, 마음이 급할수록 우리는 자기 입장만 보게 됩니다. 그러나 조금 늦추면 상대의 입장도 보이고, 상황 전체도 보이며, 무엇보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려는지가 보입니다.

오늘 사람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 일이 생기면 곧바로 결론을 내리지 마십시오. 한 번 더 들어보고,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십시오.
그 한 번의 여유가 관계를 살리고, 내 마음도 지켜줄 수 있습니다.
한 걸음 늦추면 사람의 허물보다 사정이 보이고, 미움보다 이해가 보이며, 서운함 뒤에 숨어 있던 고마움도 다시 보일 수 있습니다.

빨리 판단하는 것보다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오늘 하루는 사람을 대할 때 한 걸음만 늦추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작은 늦춤이 우리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가정과 인간관계를 훨씬 평안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우리는 “한 걸음 늦추면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라는 말씀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서두를 때는 눈앞의 일만 보이지만, 조금 늦추면 사람의 마음이 보이고 내 마음의 상태도 보이며, 그동안 당연하게 지나쳤던 소중한 것들이 다시 보입니다.

가족의 표정도 보이고, 내 몸이 보내는 신호도 보이며, 화가 난 마음 뒤에 숨어 있던 서운함과 외로움도 보입니다. 그래서 한 걸음 늦춘다는 것은 뒤처지는 일이 아니라 더 바르게 보기 위한 지혜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도 결국 자기 마음을 잘 살피는 데서 시작합니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곧바로 반응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지금 내 마음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하고, 화내기 전에 한 번 숨을 고르고, 판단하기 전에 한 번 더 바라보십시오.
그 짧은 여유 하나가 후회를 줄이고, 관계를 지키며, 내 마음도 편안하게 해줍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하루는 무엇이든 조금만 천천히 해보십시오.
걸음도 조금 늦추고, 말도 조금 늦추고, 마음의 판단도 조금 늦추어 보십시오.
그러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고마움과 행복, 그리고 지혜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빠르게 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르게 가는 것입니다.
오늘도 부처님 법 안에서 한 걸음 천천히, 그러나 바르게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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