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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6일(월) 아침방송법문 : “잘 익은 마음은 말과 행동이 부드럽습니다.”
眞虛性宗 2026-10-26 07:52:27, 조회 : 2, 추천 : 0
불기 2570년 10월 26일(월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 “잘 익은 마음은 말과 행동이 부드럽습니다.”

법우 여러분, 깊어가는 가을에는 자연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가르침이 많습니다.
여름내 푸르던 열매가 빛깔을 바꾸고, 들녘의 곡식도 저마다 결실을 맺습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참 잘 익었다.”하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이 잘 익었다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살아온 세월이 길고 아는 것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마음까지 저절로 깊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자신이 겪은 일을 통해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배운 것을 말과 행동으로 옮길 때 우리의 마음도 조금씩 익어갑니다.

어떤 분을 만나면 특별히 좋은 말을 듣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내 이야기를 서둘러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며, 실수한 일을 말해도 나를 함부로 나무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분에게도 생각과 기준이 있지만, 그것으로 다른 사람을 몰아세우지 않으니 곁에 있는 사람이 편히 숨을 쉴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는 말마다 옳은데도 함께 있으면 마음이 움츠러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도 모르느냐.” “내가 뭐라고 했느냐.” “당신은 늘 그렇다.” 하는 말이 상대의 사정을 듣기도 전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말의 내용이 옳더라도 사람을 낮추는 태도가 담기면, 듣는 이는 잘못을 돌아보기보다 자신을 지키기에 바빠집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 제133게에서 누구에게도 거친 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십니다.
그 뜻을 풀어보면, “거친 말을 하지 말라. 상대도 거친 말로 되받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 상대의 마음을 건드리고, 그 반응이 다시 내 마음을 흔들면서 다툼이 커질 수 있음을 일깨워 주십니다.

우리는 흔히 “내가 틀린 말을 했느냐.”하고 묻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닦는 사람이라면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물어야 합니다.
“내가 한 말이 이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는가, 아니면 상처만 남겼는가?”하고 말입니다.

가령 가족이 약속한 일을 깜빡 잊었다고 해봅시다.
“당신은 도대체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요.”라고 말하면, 한 번의 실수를 그 사람 전체의 문제로 만들어 버립니다.
하지만 “그 일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잊었다니 속상하네요. 언제 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면, 내 마음을 전하면서도 함께 해결할 길을 남겨둘 수 있습니다.

두 말 모두 서운한 마음에서 나왔지만, 상대에게 닿는 모습은 다릅니다.
앞의 말은 사람을 탓하고, 뒤의 말은 지금 생긴 일을 이야기합니다.
마음이 잘 익어간다는 것은 이처럼 감정을 감추는 일이 아니라, 내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상처로 쏟아내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말을 쉽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밖에서는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집에서는 수고를 당연하게 여기고, 낯선 이의 실수는 넘겨주면서 가족의 실수에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편한 사이라는 이유로 예의를 덜어내다 보면, 가장 소중한 인연이 가장 자주 마음을 다치게 됩니다.

법우 여러분, 오래 함께한 사이라고 해서 마음까지 저절로 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걱정해서 하는 말도 꾸짖는 소리로만 들리면, 상대는 그 안에 담긴 걱정보다 서운함을 먼저 느낍니다.
“왜 그렇게 몸을 돌보지 않아요.” 하기 전에 “당신이 아플까 봐 걱정이 됩니다.” 하고 내 마음부터 전해보면 어떻겠습니까?

물론 몸이 고단하고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말이 짧아지고 표정도 굳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몰아붙일 필요는 없지만, 내 피로를 가까운 사람이 모두 받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지금 조금 지쳐 있으니 잠시 쉬었다가 이야기합시다.”하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자신과 상대를 함께 돌보는 지혜입니다.

부드러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나약함이 아닙니다.
필요한 말은 분명히 하되 상대를 모욕하지 않고, 내 뜻을 전하되 상대의 말도 들을 자리를 남겨두는 힘입니다.
화가 시키는 대로 곧바로 말하지 않고, 어떤 말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지 살펴 선택하는 데에는 오히려 단단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가까운 사람에게 건넬 첫마디를 조금만 다듬어 보십시오.
재촉하려던 말에 사정을 묻는 한마디를 더하고, 당연하게 받았던 수고에는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미 날카롭게 말했다면 “아까 내 말이 거칠었습니다. 미안합니다.”하고 바로잡아도 좋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우리 마음의 결실은 멀리 있는 누군가보다 날마다 곁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먼저 느낄 것입니다.
함께 있을 때 조금 더 편안해지고, 이야기할 때 조금 덜 두려워진다면 그 관계 안에서 수행의 열매가 맺히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건네는 말 한마디에, 잘 익은 마음의 따뜻함을 담아보시기 바랍니다.

법우 여러분, 앞서 우리는 잘 익은 마음이 말 한마디에 어떻게 담기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말투를 부드럽게 바꾸려 해도 속에서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하는 생각이 끓고 있으면 오래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말과 행동이 달라지려면, 그 바탕에 있는 내 기대와 판단도 함께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나름대로 삶의 기준을 세웁니다.
약속은 지켜야 하고, 맡은 일에는 책임을 다해야 하며,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은 소중합니다.
그러나 그 기준에 “반드시 내가 하는 방식대로 해야 한다.”는 고집까지 붙으면,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도 다툼이 되기 쉽습니다.

가령 법회 준비를 하면서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누군가는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누군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나씩 확인하며 움직입니다.
빠른 사람의 눈에는 상대가 답답해 보이고, 꼼꼼한 사람의 눈에는 상대가 성급해 보일 수 있습니다.

이때 “왜 그렇게밖에 못 하느냐.”고 하면 함께하려던 마음부터 상하게 됩니다.
서로 잘하는 일을 나누어 맡고, 꼭 맞춰야 할 부분은 미리 의논하면 힘을 보탤 길이 생깁니다.
내 방식만 고집할 때 보이지 않던 상대의 장점이, 한 걸음 물러서면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잘못을 보고도 모른 척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고쳐야 할 일은 구체적으로 말하되,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틀린 사람으로 만들지 말자는 것입니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을 지키면서도 다른 방법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만큼 마음의 폭이 넓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앞서 법구경의 거친 말을 삼가라는 가르침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그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면 입에서 나오는 말뿐 아니라, 그 말을 밀어 올리는 마음도 알아차려야 합니다.
상대를 돕고 싶은 것인지, 내 말을 따르게 하고 싶은 것인지 조용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를 걱정하면서도 내 경험만 옳다고 여기면 충고가 길어집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결론을 내려버리면, 자녀는 어려운 일이 생겨도 말을 꺼내기 힘들어집니다.
그럴 때 “내 생각은 이렇지만,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하고 물어보는 한마디가 닫히던 대화를 다시 열어줄 수 있습니다.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지혜로운 태도입니다.
오랜 경험은 귀한 자산이지만, 그 경험이 다른 사람의 모든 사정을 대신 설명해 주지는 못합니다.
“내가 겪어보니 이렇더라.”하고 나누되, 상대가 겪고 있는 일도 새롭게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말의 부드러움은 몸의 태도와도 함께 갑니다.
입으로는 괜찮다고 하면서 한숨을 크게 쉬거나, 물건을 거칠게 내려놓거나, 상대가 말하는 동안 고개를 돌리면 마음은 편안해지지 않습니다.
목소리뿐 아니라 표정과 손길에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 사람을 대하는지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말할 때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바라보는 것, 걸음이 느린 사람과 함께 갈 때 속도를 맞추는 것, 무거운 것을 든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도 부드러운 마음의 표현입니다.
큰돈이 들거나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내 편의만 살피던 시선을 조금 넓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의 불편을 알아차리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느라 자신의 형편을 무조건 뒤로 미룰 필요는 없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부탁에는 “오늘은 어렵겠습니다.”하고 차분히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억지로 받아들인 뒤 원망을 쌓기보다, 가능한 범위를 정직하게 알리는 것이 서로의 인연을 오래 지키는 길입니다.

법우 여러분, 가을의 열매도 모두 같은 날에 익지는 않습니다.
우리 역시 어떤 날에는 넉넉하다가도 어떤 날에는 작은 일에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한 번 마음이 흔들렸다고 낙심하기보다, 알아차린 자리에서 말과 행동을 다시 가다듬으면 됩니다.

오늘 누군가가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나무라기 전에 그 사람의 사정을 한 번 물어보십시오.
내 뜻대로 움직여 주기를 바라기 전에, 내가 조금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없는지 살펴보십시오.
그렇게 서로가 설 자리를 내어주는 가운데, 우리의 마음은 더 깊고 부드럽게 익어갈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 이제 오늘 말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열매를 살피듯, 우리도 자신의 마음에 어떤 결실이 맺히고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올해 얼마나 많은 일을 이루었는가와 함께, 곁에 있는 사람을 얼마나 따뜻하게 대했는지도 살펴보십시오.

예전에는 곧바로 화를 냈던 순간에 한 번 숨을 고를 수 있게 되었다면, 그것도 귀한 변화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게 되고, 내 잘못을 인정하는 일이 조금 수월해졌다면 마음이 그만큼 익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수행의 결실은 이처럼 평범한 일상에서 드러납니다.

혹시 오늘 말씀을 들으며 누군가에게 거칠게 말했던 일이 떠올라도, 자신을 오래 탓하지는 마십시오.
그때의 말을 없앨 수는 없지만, 지금 사과하고 다음 말을 바꾸는 일은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마음이 급해서 말을 함부로 했습니다.” 하는 진솔한 한마디가 서로의 마음을 풀어가는 시작이 됩니다.

잘 익은 마음은 자신에게도 부드럽습니다.
피곤한 날에는 쉴 줄 알고, 부족한 점은 인정하되 스스로를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내 어려움을 정직하게 살펴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서투름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번 한 주에는 날마다 저녁에 잠깐 자신에게 물어보십시오.
“오늘 나는 누구의 이야기를 정성껏 들어주었는가, 고마운 마음을 말로 전했는가, 바로잡아야 할 말은 없었는가?”
잘한 일은 조용히 격려하고, 아쉬운 일은 내일의 실천으로 삼으면 됩니다.

법우 여러분, 우리가 머문 자리에 늘 큰 성과가 남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있어 마음이 편했다는 기억, 내 이야기를 들어주어 고마웠다는 마음도 참으로 귀한 삶의 결실입니다.
오늘 가정에서, 일터에서, 도량에서 그런 따뜻함을 하나씩 남겨보시기 바랍니다.

계절이 깊어갈수록 우리 마음에는 이해가 깊어지고, 말과 행동에는 배려가 배어나기를 바랍니다.
잘 익은 마음으로 필요한 말은 지혜롭게 전하고, 도움이 필요한 자리에는 다정한 손길을 보태십시오. 법우 여러분의 새로운 한 주가 서로를 편안하게 해주는 말과 행동으로 따뜻해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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