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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7일(화) 아침방송법문 :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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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7 07:49:58, 조회 : 7,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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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70년 10월 27일(화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법우 여러분, 가을이 깊어지면 나무 아래에 떨어진 잎들이 하나둘 쌓입니다.
얼마 전까지 가지마다 무성하던 잎들이 바람에 내려앉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자연스럽게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됩니다.
“벌써 시월이 다 지나가는구나.”하는 말 속에는 세월의 빠름에 대한 놀라움과 얼마간의 아쉬움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어릴 때에는 어른이 되는 날이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살아갈수록 한 해가 빠르게 지나가고, 해마다 만나던 사람들의 안부도 더욱 귀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우리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보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조금씩 배웁니다.
오늘 법우 여러분과 나누려는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도 그런 뜻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살아온 날을 헤아리며 쓸쓸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의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히 맞이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물음 앞에서는 나이가 많고 적음보다 지금 자신의 삶을 얼마나 깨어 살피는지가 중요합니다.
상윳따 니까야의 “산의 비유 경”에는 부처님과 빠세나디 왕이 나누는 대화가 나옵니다.
부처님께서는 왕에게 사방에서 하늘에 닿을 듯한 거대한 산들이 밀려와 모든 생명을 짓누르며 다가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으십니다.
경전의 장면을 우리의 말로 풀어보면, 아무리 큰 권력과 재산을 가진 사람이라도 피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물으신 것입니다.
왕은 그런 상황이라면 가르침에 따라 바르게 살고, 선행과 공덕을 쌓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답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늙음과 죽음이 다가오는 우리의 삶에 그 비유를 적용하시며 왕의 대답을 인정하십니다.
왕이라는 지위도, 많은 재물도, 강한 군사도 세월의 흐름을 영원히 막아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 잠시 마음이 무거워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이 비유로 이끄시는 곳은 두려움에 주저앉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 바르게 살아갈 길을 찾는 자리입니다.
피할 수 없는 변화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오늘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는 살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평소 “조금 더 형편이 나아지면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여유가 생기면 기도하고, 일이 정리되면 사람을 만나고, 마음이 풀리면 먼저 연락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의 일이 끝나면 다른 일이 생기고, 기다리던 여유는 생각만큼 쉽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정말 소중한 일들이 늘 뒤로 밀립니다.
고마운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일, 오해가 생긴 인연에게 조심스럽게 대화를 청하는 일, 지친 몸을 쉬게 하는 일도 자꾸 다음으로 미룹니다.
언젠가는 하겠다는 마음이 거듭되는 동안, 오늘 할 수 있었던 작은 기회가 지나가기도 합니다.
법우 여러분, 남은 시간을 잘 산다는 것은 해야 할 일을 더 많이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자신에게 또 다른 숙제를 잔뜩 지우는 일도 아닙니다.
내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살펴보고, 그 소중한 일에 오늘의 시간과 정성을 조금씩 내어주는 것입니다.
가령 멀리 사는 가족이 마음에 걸린다면 긴 통화를 해야 한다고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식사는 잘하고 있느냐. 문득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는 짧은 안부에도 마음은 전해집니다. 기도할 시간이 부족한 날에는 잠시라도 자세를 가다듬고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며, 오늘 만나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고 발원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돕고 싶어도 큰돈이나 많은 시간이 없어 망설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무거운 짐을 잠시 들어주고, 혼자 있는 법우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일한 사람에게 수고했다고 말하는 일도 귀한 실천입니다.
지금 내 형편에서 할 수 있는 선한 일을 찾는다면, 오늘은 이미 의미 있게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꼭 붙들고 있지 않아도 되는 일에 마음을 오래 빼앗기는 때도 있습니다.
이미 끝난 말다툼을 머릿속에서 되풀이하거나,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 헤아리느라 하루를 소진하기도 합니다.
상처가 곧바로 잊히지는 않겠지만, 그 생각이 되풀이될 때마다 지금 내 삶에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조용히 돌아볼 수는 있습니다.
“이 생각을 계속 붙잡는 것이 나를 돌보는 데 도움이 되는가?”
“오늘 내 힘을 써야 할 곳은 어디인가?”이렇게 자신에게 물으며 마음을 현재의 생활로 돌리는 일도 남은 시간을 아끼는 지혜입니다.
물론 지나간 삶에 대한 아쉬움까지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때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겠다는 마음이 든다면, 그 아쉬움에서 오늘의 태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충분히 듣지 못했던 것이 후회된다면 오늘은 끝까지 들어주고,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했다면 지금 만나는 인연에게 따뜻하게 전하면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는 거창한 성과가 없어도 귀합니다.
한 끼를 정성껏 먹고, 몸을 돌보고,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하며,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그 하루에는 삶을 가꾸는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남은 시간을 잘 살아가겠다는 다짐은 바로 이런 평범한 자리에서 구체적인 모습이 됩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아침에는 마음속으로 한 가지만 정해보십시오.
“미루어 온 좋은 일 가운데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작은 실천을 시작하는 순간, 남은 시간에 대한 막연한 걱정은 오늘을 살아가는 힘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법우 여러분, 앞서 우리는 미루어 온 좋은 일 가운데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내 마음을 어떤 방향으로 가꾸며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흐르지만, 그 시간을 보내며 쌓아가는 마음의 습관은 저마다 다릅니다.
같은 하루를 보내도 부족한 것만 헤아리면 서운함이 커지고, 도움 받은 일을 돌아보면 감사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힘든 일을 억지로 좋게 생각하거나 아픔을 감추라는 뜻은 아닙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자는 말씀입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속상한 날에도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은 날에도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고 잠시 쉴 자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작은 버팀목을 알아차리면, 어려움이 삶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던 마음에 조금씩 여유가 생깁니다.
남은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면 자신에게 건네는 말도 돌아보아야 합니다.
“이 나이에 무엇을 하겠느냐.” “나는 이제 아무 쓸모가 없다.”는 말로 스스로의 가능성을 닫지 마십시오.
할 수 있는 일이 달라졌을 뿐, 누군가를 아끼고 지혜를 나누며 마음을 닦을 길은 여전히 열려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도움 받는 시간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내가 힘이 있을 때 남을 돕고, 힘이 부족할 때 도움을 받으며 우리는 서로 의지해 살아갑니다.
고맙게 도움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형편을 솔직하게 알리는 것도 인연을 소중히 대하는 태도입니다.
늘 무언가를 해내야만 하루를 잘 산 것은 아닙니다.
고단한 몸을 쉬게 하고, 조용히 차 한 잔을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그렇게 자신을 돌보아야 다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힘도 생깁니다.
부처님께서 들려주신 산의 비유를 다시 떠올려 보십시오.
변화를 피할 수 없다는 사실 앞에서 우리가 선택할 길은 오늘 바르게 살며 선한 마음과 행동을 가꾸는 것입니다.
그 길은 특별한 날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처지에서 내딛는 작은 걸음으로 이어집니다.
오늘 하루를 마칠 때 이루지 못한 일만 세지 말고, 정성껏 살아낸 순간도 돌아보십시오.
“오늘은 조급한 마음을 한 번 내려놓았다. 도움을 받아 고맙다고 말했다. 지친 몸을 돌보았다.”
그렇게 하루를 받아들이고 가꾸는 마음이, 남은 시간을 더욱 평안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 이제 오늘 말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의 답은 먼 미래의 계획에만 있지 않습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지금 주어진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날을 살게 될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오늘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잘못한 일을 바로잡고, 어려운 이에게 작은 도움을 보탤 수는 있습니다.
남은 날을 헤아리느라 불안해하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좋은 일에 마음을 모아보십시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마쳐야 한다는 조급함도 조금 내려놓아야 합니다.
오늘 해결하지 못한 일이 있어도 정성을 다했다면 자신을 다그치지 마십시오.
쉬어야 할 때 쉬고,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미는 것도 삶을 소중히 돌보는 일입니다.
가을나무가 잎을 내려놓듯, 우리도 마음의 짐을 하나씩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오래된 후회에서 배울 것은 배우되 자신을 끝없이 탓하지 않고, 남과 비교하던 마음에서 벗어나 내 형편에 맞는 걸음을 찾아보십시오.
그렇게 생긴 여유를 기도와 배려, 감사와 나눔으로 채워가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들려주신 산의 비유는 피할 수 없는 변화 앞에서도 바르게 살아갈 길이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시간의 흐름을 멈출 수는 없어도, 그 시간 속에 어떤 말과 행동을 남길지는 살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오늘 내 곁의 한 사람을 조금 더 편안하게 해드리는 일부터 시작해 보십시오.
법우 여러분, 지나온 날에 아쉬움이 있더라도 오늘의 정성까지 늦은 것은 아닙니다.
오늘도 배우고, 오늘도 마음을 닦고, 오늘도 따뜻함을 나눌 수 있습니다.
남은 날들이 얼마이든, 부처님의 가르침 안에서 하루하루를 귀하게 가꾸어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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