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게시판
|
![]()
|
|
2007-06-01 08:11:10, 조회 : 1,081, 추천 : 0 |
|
|
|
獨居
- 안 도 현
나는 능선을 타고 앉은 저 구름의 獨居를 사랑하련다
염소 떼처럼 풀을 뜯는 시늉을 하는 것과 흰 수염을 길렀다는 것이 구름의 흠이긴 하지만,
잠시 전투기를 과자처럼 깨물어 먹다가 뱉으며, 너무 딱딱하다고, 투덜거리는 것도 썩 좋아하고
그가 저수지의 빈 술잔을 채워주는 데 인색하지 않은 것도 좋아한다, 떠나고 싶을 때 능선의 옆구리를 발로 툭 차버리고 떠나는 것도 좋아한다
이 세상의 방명록에 이름 석 자 적는 것을 한사코 싫어하는,
무엇보다 위로 치솟지 아니하며 옆으로 다리를 쭉 펴고 앉아, 대통령도 수도승도 아니어서 통장의 잔고를 확인하지 않아도 되는 저 구름,
보아라, 백로 한 마리가 천천히 허공이 될 때까지 허공이 더 천천히 저녁 어스름에게 자리를 내어줄 때까지 우두커니 앉아 바라보기만 하는
저 구름은, 바라보는 일이 직업이다
혼자 울어보지도 못하고 혼자 밤을 새보지도 못하고 혼자 죽어보지도 못한 나는 그래서 끝끝내,
저 구름의 獨居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 방송 시간의 여유가 있는 것 같고
저도 시간의 여유가 생겨
안도현님의 시 하나 올립니다. |
 |
|
[2007-06-01] |
: |
하얀 몸짓으로 바람을 안고 올올이 흩어지는 자세로 바람의 등에 올라타기도 하고 태양이 뱉어내는 여운에 잠기어 붉고도 경이로운 노을바다를 그리기도 하며 저 혼자여서 미움이 없고 저 혼자여서 가질 것이 없어도 좋은 구름의 독거가 자유입니다. 내 마음에 욕심의 문패가 |
 |
 |
|
[2007-06-01] |
: |
없는 자유의 독거를 지어 봅니다. 바람이 그런 까닭에 구름을 사랑함인가 봅니다.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