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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법정스님)
무리보듬 2006-09-29 08:56:55, 조회 : 2,930, 추천 : 0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새삼스레 알아차린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비슬산 가는길 이곡은 묘연누님이  대행스님과 첨 인연을 맺고나서 첨 신청햇던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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