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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설화5) 어느 부자와 스님
법광(法光) 2013-05-28 17:58:33, 조회 : 868, 추천 : 0
어느 마을에 아주 인색한 부자와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보면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 주고 그들의 손발이 되어 무엇이라도 도와주며 사시는 비구니 스님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인연이 다하여 스님과 부자는 이승을 하직하고 저승으로 향해 갑니다

그런데 염라대왕 앞에 서 있는 비구니 스님은 옷을 하나도 걸치지 못한 알몸인 상태였으니

대왕이 오히려 놀라서 ‘그대는 누구길래 이와 같은 모습으로 저승에 왔는가?’ 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스님은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제가 지은 죄가 큽니다.' 라고만 되풀이하며 부끄러운 곳을 손으로 가린 스님의 몸은 너무나도 말라서 바람이 불면 날아갈 지경입니다

염라대왕은 아무리 물어도 죄가 크다고만 하는 스님을 업경대에 대고 들여다보니 거기에는 생각지도 못할 스님의 모습들이 비쳐 납니다

탁발을 하여 절로 돌아가다가 때가 되어도 연기가 나지 않는 집이 보이면 그곳 대문간에 쌀을 내려놓고 가고,

밥을 빌어 절로 가다가도 길에 걸인이 보이면 동냥 그릇에 밥을 쏟아 주기도 하며,

탁발을 나갔다가 병이 나서 앓고 있는 노인을 보면 그의 손과 발이 되어 다 낫도록 간호를 하며,

집집이 궂은일이 생긴 곳은 찾아가서 어려운 일은 도맡아 하는 스님의 모습이 비칩니다

그런데 저승으로 오기 전날 추운 겨울에 스님은 절로 돌아가다가 헐벗은 채 아기를 안고 떨고 있는 거지 여인을 보고 자기가 입고 있던 옷을 다 벗어서 걸인에게 주고 자기는 절로 돌아가다가 추위에 못 이겨 산모퉁이에서 그만 돌아간 것입니다

염라대왕은 업경대에 비친 그 모습을 보고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내려와서는 비구니 스님에게 삼배의 예를 올리며 ‘스님께서는 죄가 많다 하시지만 저는 염라국에 있는 동안 스님 같은 보살행을 하신 분을 아직 보지 못하였습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다.’ 라고 치하를 하고 저승사자에게 깨끗한 옷을 가져다 입으시게 한 후 옆에 자리에서 편히 쉬게 하였습니다.

다음 사람이 들어 왔는데 그 마을에 부자입니다

‘그래 당신은 살아서 무슨 일을 하였는가?’ 라고 물으니 ‘저는 세상에 살면서 나쁜 일은 한 가지도 하지 않고 착한 일이라면 찾아다니며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 대문 앞에는 언제나 얻어먹으려는 걸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으며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희 집 사랑채에 와서 하소연 하고 다들 고마워하며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라고 합니다.

‘그래요? 그렇게 착한 일을 많이 하였으면 좋은 곳에 가는 것이 당연 한 일이나 그래도 업경대를 한번 봅시다.’ 하고 비춰보니 부잣집 앞에는 많은 걸인이 모여서 쉰 밥 한 덩이를 안 주고 발로 차고 때리고 욕하면서 쪽박을 깨버리는 부자의 모습이 드러 납니다

염라 왕이 ‘그래 이렇게 나쁜 짓을 하고도 염라국에 와서까지 거짓을 일삼다니 참으로 간이 큰 사람일세’ 하고

다음에 나오는 그림을 보노라니 소 돼지 말 등 부잣집에 가축들이 깡마른 몸으로 구슬피 울고 있습니다.

부자가 일을 부려 먹을 때는 조금 먹이를 주고 그 외에는 도무지 축생들을 건사할 생각을 안하고 구박만 일삼았기 때문에 한이 된 축생들의 모습이 비친 것입니다

갖가지 못된 악행이 차례대로 비쳐나니 부자는 이제 할 말이 없고 염라대왕은 판결하기를
‘이 세상은 자기가 지은 대로 가게 되는 것이어서 그대가 갈 곳은 오직 한길밖에 없구나.’ 하고 보여주는데 만 가지 고통이 쉴 사이 없이 몰아치는 곳입니다

부자가 발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으로 떨고 있을 때 어디선가 구슬피 우는 소리가 들려서 바라보니 앞서 염라왕과 만났던 비구니 스님이 울고 있습니다.

대왕이 ‘스님께서는 아무런 염려 마시옵소서. 스님 같으신 분들이 극락세계로 가시는 것은 당연한 일 어찌 이렇게 우시고 계십니까?’

스님은 구슬피 우는 속에서도 ‘저는 어디를 가든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한 고을에 살던 저 부자가 자신의 업이 이끄는 대로 고통스러운 세계로 향해가는 것이 못내 안타까워 그러는 것이니 대왕께서는 저의 마음을 헤아리셔서 저 부자를 인간 세상에 다시 한 번 태어나서 착한 일을 할 기회를 한번만 더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간절하게 호소합니다.

염라대왕은 스님의 하소연을 들으며 ‘어찌 저와 같은 자비심이 있는 스님의 말을 내가 거역할 수 있으랴.’ 하면서 부자는 인간세계에 다시 내려가게 하고는 자기 자신도 염라왕의 자리에서 일어나 그 자리에 스님을 앉으시게 합니다.

‘스님이시여 염라왕의 소임을 살면서 저도 아직 스님 같은 자비심의 마음을 일으키지 못하였었는데 스님을 뵙고 나니 이 자리는 스님 같은 분들이 계실 곳이고 저 역시 인간 세상에 내려가 스님이 하신 것처럼 중생의 아픔을 보살피는 수행을 힘써 행하여 마침내 고통스런 세계조차 영원히 없애 버릴 수 있는 불국정토를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스님의 대자대비하신 마음을 보면 아무리 악인이라도 개과천선할 수 있을 것이니 이 어렵고 무거운 중책은 스님께서 맡아 주십시오.’ 하고는 쏜살같이 인간세계로 내려갔다는 이야기입니다.

(불교의 향기에서 옮김)

보살이 가는 길 - 山空스님
비원(悲願) - 변해림
법성화 [2013-05-29] : 참 마음을 울리는 비구니 스님이십니다,그누가 그런아낌없는 보시의마음과 측은지심을 그토록 낼수있겠는지요?제 삶에도 그 마음을 보탤수있는 헛되지 않는 시간들이고싶습니다 ()
운암(雲庵) [2013-05-29] : 내 생을 돌아봅니다.
대덕심 [2013-05-29] : 성불하십시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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