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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자(亡者)의 옷에는 주머니가 없다.
법성화 2013-06-16 19:25:21, 조회 : 983,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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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亡者)의 옷에는 주머니가 없다.

찬바람 막아주는 작은 둥지에 몸과 몸을 비비고 서로의 깃털을 다듬으며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살아가는 새 들처럼 아침이면 가족들 모두 각자의 위치를 찾아 현관문을 열고 나간다.

문고리를 잡고 따라 들어 온 싸늘한 공기는 정신을 맑게 하고 모두가 떠나간 휑한 공간엔 길가에 아무렇게나 쏟아놓은 낙엽 같은 생활의 파편들이 이리 저리 나자빠져 애처로운 눈길로 나를 처다 본다.

아이들이 갈아입고 벗어 놓은 옷가지며, 학용품 조각들, 간밤에 휙 던져놓은 세탁실의 양말과 세탁물들을 분류하고, 옷에 달린 주머니들을 뒤집어 먼지며 갖가지 조각들을 털어 낸다. 쏟아져 나온 것들을 하나씩 펼쳐보면 접혀진 종이에 메모된 전화 번호도 있고, 내 아이의 손때묻은 장난감도 있고, 가지고 놀던 구슬이 들어 있기도 하고, 꼬깃꼬깃 접혀진 푸른색 지폐 한 장이 들어있어 뜻하지 않은 횡재를 만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의 옷들은 왜 그렇게 주머니가 많은 것인지 잘 털어 낸다고 해도 동전이나, 메모된 종이들을 다 비워내지 못하고 세탁이 끝난 다음 아차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대를 살아가려면 주머니 가득가득 채워야 할 것들이 많아서 그렇게 주머니가 많이 필요한 것인지, 욕심이 많아서 인지 참으로 주머니가 많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득 "亡者의 옷에는 왜 주머니가 없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 본다.

세상에 그리도 많은 것들 부와 권세와 욕망 등 이루다 말로 할 수 없는 삶의 전리품들로 주머니 가득 채웠던 것들을 마지막 길 떠날 때 모두 털어 버리고 빈손으로 가기에 亡者의 옷에는 주머니가 없는 것일까?

"옷에는 호주머니가 없을 수록 좋고 있다면 작을 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아마도 사람의 마음은 채우고 싶은 속성이 있나 보다. 그리하여 삶의 주머니에 세상을 관조하는 눈과, 사물의 깊이를 뚫어 보는 큰 뜻을 채 담지도 못하고 제 욕심만 불린다면 벙어리 저금통 같은 사람이 되어 큰일을 하지 못한다.

본연의 일 보다는 주머니 가득 물질을 채우려 곁눈질을 하고, 남의 집 담을 넘어서라도 쉽게 물질을 채우려 한다면 조잡한 밤도둑 같은 삶이 될 수 도 있으며, 만일 관리된 위치에 있으면서 이렇게 사리사욕에 눈멀어진다면 한 나라를 파탄에 빠트리는 역사에 씻지 못할 죄를 범할 수 있음에 옛 어른들이 삼가 욕심을 버리란 가르침이었을 게다.

주머니는 채움의 상징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아직 다 채우지 못한 삶의 주머니에 과연 난 무엇을 채워야 할까? 그 반절의 주머니 속에 특별할 것도 없는 알콩달콩 살아가는 일상을 채워가고 싶다. 아이들의 조잘대는 이야기와 때로는 웃고, 소리치고, 괜한 일에 눈물 한 방울 찔끔 흘리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삶의 이치에 맞는 하루하루를 채워 나가고 싶다.

이른 봄 여린 싹을 틔워 거센 자연의 시련을 견뎌내며 가을 햇살에 제 맛을 들이며 익혀 온 열매들을 아낌없이 쏟아 놓고 떠나가는 망자의 옷자락 같은 계절 가을이 깊어간다. 진정으로 산다는 것은 욕망으로 채워진 주머니를 비워 가는 것일 게다.

그 채워진 주머니를 하나씩 하나씩 비워 가는 것. 제 살던 곳의 색대로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나무들처럼 사람의 본성을 가장 닮아 있는 이 계절. 비울수록 커지는 마음 그릇이 아니던가.

-불교인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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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인드라스님
먼길/정목스님
대덕심 [2013-06-17] : 무더운 월요일아침 합장하며 부처님법 공부를 함께하는 이 공간에 마음이 행복합니다.소중한글 감사합니다. 수선화보살님 건강 관리 잘하시고 성불하십시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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